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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죽음
ISBN : 9791128813023
지은이 : 주형일
옮긴이 :
쪽수 : 480 Pages
판형 : 128*188
발행일 : 20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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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사진은 죽음을 부정하면서 동시에 죽음을 예감하게 만드는 모순된 속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사진은 일상의 사적 영역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의 공적 영역에서도 정서적으로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쉽게 사진을 촬영, 저장, 배포, 공유할 수 있게 된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매순간 엄청난 양의 사진이 촬영되고 있으며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공개되고 유통된다. 왜 수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기 모습을 스스로 촬영하면서 끊임없이 사진을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일까? 왜 사회적 갈등의 한복판에서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 기쁨과 즐거움을 기록한 사진들은 대중의 관심을 끌고 나아가 그들의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일까? 개인적 죽음 사진에서 죽음 너머의 사진, 사회적 죽음 사진, 죽음 사진의 윤리, 죽음 사진의 기능 등 죽음 사진으로 소구되는 사회를 새롭게 발견한다.

200자평
사진은 현실의 시간을 잘라내 공간의 단면으로 재현하면서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난 공간을 만들어 낸다. 죽음의 문제는 인간과 사회의 존재 양식을 결정짓는 근본적인 것이다. 죽음 사진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개인적 죽음에서 사회적 죽음에 이르는 시간의 연속성과 불가역성을 들여다본다.

지은이 소개
주형일

영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신문학과(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5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파리 1대학교에서 미학 DEA학위를 받았다. 1980년대 ≪대학신문≫, ≪사진통신≫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했고 영상과 문화연구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영상커뮤니케이션과 기호학』(2018), 『이미지가 아직도 이미지로 보이니?』(2015), 『미디어학교』(2014), 『문화연구와 나』(2014), 『랑시에르의 무지한 스승 읽기』(2012), 『이미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2006), 『사진: 매체의 윤리학, 기호의 미학』(2006), 『영상매체와 사회』(2004) 등이 있고, 『정치실험』(2018), 『일상생활의 혁명』(2017), 『가장 숭고한 히스테리환자』(2013), 『미학 안의 불편함』(2008), 『중간예술』(2004), 『소리 없는 프로파간다』(2002) 등을 번역했다.

차례
머리말: 사진의 매혹적 힘의 기원

01 죽음의 지표
사진과 초상 예술
사진의 발명과 죽음의 재현
사진 안의 죽음
운하임리히
보론: 사진의 기호학

02 개인적 죽음 사진
장례를 위한 죽음 사진
영정 사진의 등장
영정 사진과 초상화
삶의 흔적과 죽음의 예감
보론: 망자의 기억

03 죽음 너머의 사진
심령사진의 등장과 발전
미신과 과학 사이의 심령사진
현대의 심령사진: 한국의 사례
보론: 사진의 착시

04 사회적 죽음 사진
매개되는 죽음 사진
사회적 죽음 사진의 유형
사회적 죽음 사진의 편향성
죽음 사진과 아이콘
정치적, 윤리적 문제
보론: 공감애의 명령

05 죽음 사진의 윤리
사건의 재현이 야기하는 문제
재현 불가능한 사건
재앙의 재현과 타인에 대한 윤리
보론: 죽음 사진의 윤리적 가치

06 죽음 사진의 기능
죽음 사진과의 만남
애도와 추모
저항과 투쟁
통치와 지배
폭로와 고발

맺음말: So far, so good
참고문헌

책 속으로
이한열의 죽음 사진을 한 번 보면 쉽게 기억에 남는 것은 이 사진이 매우 친숙한 장면을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쓰러진 동료를 붙잡아 지탱하는 사람의 영상은 우리의 사회적 기억을 구성하는 영상 자료 저장고에서 쉽게 발견되는 것이다. 죽은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를 재현한 수많은 ‘피에타’ 영상들은 이 사진을 볼 때 우선적으로 자료 저장고에서 소환되는 영상이다. 또한 이 사진은 1962년 베네수엘라의 한 거리에서 죽어가는 병사를 끌어안고 있는 신부의 사진을 연상시킨다. 사진을 촬영한 ≪라레푸블리카(La Republica)≫의 사진기자였던 엑토르 로베라는 퓰리처상을 받았고 죽어가는 병사와 신부의 사진은 세계인이 기억하는 아이콘이 됐다. 이한열의 죽음 사진은 바로 그 아이콘 사진을 되풀이하고 있다.
_ “04 사회적 죽음 사진” 중에서

디디위베르만은 조르주 바타유의 말을 인용하면서 “아우슈비츠는 우리와 분리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아우슈비츠의 가해자와 희생자 그리고 우리는 모두 유사한 육체를 가진 유사한 인간들이라는 뜻이다. 디디위베르만은 나치가 제거하려 한 것은 단지 인간의 목숨만이 아니라 육체이기도 했다고 주장한다. 나치가 시체들을 불로 태워 없애 버린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기에 디디위베르만에게는 육체를 재현한 사진들이 매우 중요해진다. 그 사진들은 나치가 없애려고 했던 육체를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즈만은 이런 생각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본다. 가해자와 희생자, 그리고 우리를 같은 인간 종족으로 본다는 것은 쇼아를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가능한 것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바즈만은 나치가 제거하려 한 것은 육체가 아니라 이름이었다고 주장하면서 희생자들에게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되찾아주는 것은 영상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름을 새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_ “05 죽음 사진의 윤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