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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수 작품집
ISBN : 9788964063170
지은이 : 송병수
옮긴이 :
쪽수 : 223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0년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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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의 ‘초판본 한국 근현대소설 100선’ 가운데 하나. 본 시리즈는 점점 사라져 가는 명작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이 엮은이로 나섰다.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외상을 경험한 송병수의 소설에는 누군가 살아남기 위해서 누군가 쓰러져야 했던 전쟁의 기억이 자리 잡고 있다. 전쟁 체험의 반영과 전후 사회 현실에 대한 응시는 송병수 소설의 근원을 이룬다. 전쟁이라는 처참하고 급박한 환경 속에서 성장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문제를 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전쟁의 잔학성과 비인간화보다는 극한상황 속에서 인간이 경험하는 의식과 감정의 추이에 주목한다.
<쑈리·킴>은 송병수의 처녀작이자 대표작이다. 작품은 미군 기지 근처의 옛 중공군 참호를 주요 배경으로 삼고 있다. 이곳은 미군과 한국인이 공존하며, 주객이 전도된 삶을 살아가는 곳이다. 쑈리 킴은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따링 누나, 딱부리, 찔뚝이 등과 살아간다. 엠피들이 따링 누나를 데려가고 누나가 모아놓은 돈을 훔쳐 가려던 찔뚝이가 딱부리의 칼에 맞는 순간 쑈리 킴은 무섭고 밉고 걱정스러운 세계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인간 신뢰>는 ‘췌유’라는 중국 인민의용군의 이야기다. 그는 본래 지주의 아들을 보살피던 인물로, 국민당이 쫓겨 가고 공산당 천지가 되었을 때, 인민의 적인 주인집 아들의 도피를 도왔다는 죄목으로 자위대에 붙잡힌다. 반동분자란 죄목으로 강제 노역에 시달리던 그는 중국 인민의용군으로 선발되어 전투에 참가하지만 그것을 고된 노역 중 하나로 생각한다. 췌유는 누가 적이고 자신이 왜 싸워야 하는지도 모른 채, ‘전쟁 기계’처럼 한국전쟁에 참가한다. 그러다가 미군의 포로가 되고, 달아날 기회가 생겼음에도 부상당한 미군 ‘검둥이’를 업고 전장을 걷는다. 자기의 삶을 ‘덤으로 살아온 목숨’이었다고 말하는 췌유. 그런 그가 검둥이의 총부리 앞에서 처음 자신의 존재를 의식한다. 이 순간, 그는 자신의 삶을 잉여적인 것으로부터 구출해 낸다.
<탈주병>은 이념으로 인해 인간의 진정성이 무시되는 상황을 보여 주고, 역으로 인간애가 요구됨을 환기한다. 박한서는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인민군 전사 및 지리산부대원이 되고 나중에는 국군이 된 인물이다. 그는 휴식이 절실한 분대원들이 잠을 잘 수 있도록 임의로 초소를 이탈하게 하고, 분대원들을 대신해 경비를 선다. 분대원들을 대신해 초소를 돌아보는 사이 초소 순찰에 나선 주번 하사관은 경비병이 없자, 분대원들이 적에게 납치되었다고 상부에 보고한다. 그리고 전신이 인민군이자 지리산부대원이었던 박한서를 간첩으로 간주하고 심문한다. 그는 이를 끝까지 부인하고, 대구 육군본부로 후송되는 길에 빨치산 생활을 이탈하듯 탈주한다.
<잔해>의 주인공은 ‘불사의 보라매’라는 별명을 가진 공군 중위 김진호다. 그가 산중에서 죽음의 불안과 극도의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사랑한 미애에 대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동료 조종사가 죽었을 때, 누군가가 내뱉은 “하필 조종사의 아내가 된담”이라는 말을 듣는다. ‘공포의 출격과 안도의 귀환과 주색과 뉘우침과 막연한 기대와 막연한 죄의식 속에 나날을 보내던’ 그는 자신을 찾아온 미애에게 아기를 떼어 버리라는 가혹한 말을 던지고 출격한다. 그는 야간 적지 비행 중 피격을 받아 추락할 때 낙하산 탈출을 감행한다. 필사적으로 귀환 작전을 벌이지만 헬리콥터는 폭격을 유도한 동료를 구출한 채 산꼭대기를 떠나 버린다. 그 후 그는 자신이 타고 있었던 무스탕기의 잔해를 발견한다.
<유형인>은 일제 식민지 시대로 소급된 역사적 기억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화자인 김한수는 8·15 해방 당시 이북에 살다가 이남으로 넘어온 사람이다. 그는 이북의 가족을 데리러 38선을 넘었다가 1946년 8월 김일성 암살 미수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시베리아 교화소로 끌려간다. 시베리아 유형 생활에 적응해 러시아 여자 마니샤와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던 그는 1956년 소일통상조약의 영향으로 일본으로 송환된다. 그가 일제 때 학병으로 끌려간 기록 때문에 ‘야폰스키’로 오해되었기 때문이다. 강제로 시작된 시베리아 유형 생활은 이렇게 강제로 끝난다. 일본에 간 한국인 김한수는 유형 생활 중에 익힌 러시아어 실력 덕분에 미군 사령부에서 일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일본 여성 ‘후미꼬’와 가정을 꾸리지만, 교통사고로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고 20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다.

200자평
송병수의 대표 단편 <쑈리 킴>, <인간신뢰>, <탈주병>, <잔해>, <유형인>을 담았다. 그의 작품들에서는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 몰린 인간 의식을 여러 국면에서 추적한다. 해방과 전후의 상황에서 겪은 삶과 죽음의 문제, 체제 선택의 문제, 윤리와 비윤리의 문제 등이 개입되어 있다. 이 문제들은 늘 경계 위에 선 인간의 내면을 드러낸다.

지은이 소개
송병수(宋炳洙)는 1932년 3월 7일 경기도 개풍군(開豊郡) 대룡(大龍)에서 출생했다. 1944년 개풍 덕수국민학교를 졸업하고, 1950년 서울 경기공업학교를 졸업했다. 한양대학교 토목공학과에 입학해 1학년에 재학 중이던 해에 6·25전쟁이 발발하자, 휴학을 하고 군에 입대했다. 1952년, 그는 총상을 입고 후방 병원으로 후송된 뒤 제대한다. 그 후, 1955년 대학에 복학했으나 전쟁 통에 학적부가 소실되는 등의 이유로 졸업하지 못했으며, 이후 서울시청 공보실에 근무하기도 한다.
송병수는 1957년 <문학예술> 신인 특집에 단편소설 <쑈리·킴>이 당선되어 등단한다. 6·25전쟁을 체험한 그는 <인간 신뢰>, <탈주병>, <잔해>등 전장(戰場)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창작해 전쟁의 참혹성을 고발한다. 이 시기 그의 작품은 주로 6·25를 배경으로 한 암담한 현실과 전쟁의 잔혹성을 묘사하면서도 그 피해자들을 향한 인간애를 담고 있다. 전쟁의 비극과 전후의 세태 묘사를 통해 작가 세계를 구축한 그는 1964년, 조난당한 공군 장교의 이야기를 다룬 <잔해>로 제9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한다.
‘예술이 현존하는 것에 대한 동의와 거부의 역할을 갖는다’고 생각했던 작가 송병수는 1960년대 중반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면서 부조리한 한국 사회의 현실과 풍속을 사실적 문체로 담아내는 데 주력한다. 그는 <쑈리·킴> 이후 발표한 <장인(掌印)>, <피해자> 등 전후 한국 사회의 세태를 그린 작품에서 1950년대 전쟁 체험 세대의 아픔을 담는다. 그리고 1960년대부터 1970년대에 걸쳐 발표한 <계루도(繫累圖)>, <행위도생(行爲圖生)>, <동전 두 닢>과 같은 작품들에서는 산업화 시대의 부조리한 현실, 한국인들의 소시민 근성을 그려낸다. 한일협정이 체결되던 1965년 전후로는 <유형인(流刑人)>, <무적인(無籍人)> 등 일본이라는 국가를 사이에 두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물들을 그린다. 해방과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가져온 경계인의 문제와 그들이 겪는 시련을 통해 그는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해 묻는다.
장편소설로는 1965년 동양전기문학선집(東洋傳記文學選集) 1권으로 발간된 ≪공자≫, 1967∼1968년 사이에 <사상계>에 연재한 ≪빙하시대≫, 1971년에 <신동아>에 연재한 ≪대한독립군≫이 있다. 등단 이후 송병수는 80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1974년 <한국문학> 4월호에 발표한 ≪산골 이야기≫로 제1회 한국문학작가상을 수상한다.
지금까지 송병수의 작품 활동은 방송국 일을 시작하면서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1973년 MBC TV 영화부에 근무하면서도 창작을 했으며, 1977년 MBC 제작위원이 된 후, 더 이상 작품을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그는 1984년 MBC 라디오 보도제작부 차장, 1988년 울산MBC 상무이사를 역임하며 방송계 일에 전념한다. 그리고 2009년 1월 4일 뇌경색으로 별세한다.
송병수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자. 무릇 현존하는 것들을 직시하면서 때로는 거부하고 때로는 동의하자”라는 작가적 독백을 작품 속에서 실천했던 소설가다. 그는 전쟁 이후 등단한 신세대 작가로서 전쟁이라는 실존의 위기에 놓은 인간의 의식뿐 아니라, 1960∼1970년대를 살았던 한국인의 위선과 위악을 작품 속에 투사한다. 이데올로기의 거대함 속에 내재하는 인간 의식의 다양한 국면과 사소한 것의 사소하지 않음을 다루는 그의 시선은 늘 현실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인간에 대한 신뢰의 시선에서 비롯됨을 보여준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쑈리·킴
인간신뢰
탈주병
잔해
유형인

엮은이에 대해

책 속으로
알룩달룩한 꽃밭인지, 파란 잔디밭인지? …그런 곳에서 따링 누나하고 ‘저 산 넘어 햇님’을 신나게 부르는 꿈을 또 꾸었다. 예쁜 동무들도 같이 불렀다. 빨갱이가 쳐들어 왔을 때 다락에 숨어 있다가 잡혀간 아버지도 있었고 애기 젖먹이다가 폭격에 무너진 대들보에 깔려죽은 엄마의 얼굴도 꼭 거기서 본 것 같은데… 눈을 떠보니 땅구뎅이였다.
-<쑈리·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