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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 천줄읽기
ISBN : 9788964067451
지은이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옮긴이 : 김정아
쪽수 : 208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1년 4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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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심리적 사실주의자 도스토옙스키
도스토옙스키의 처녀작인 ≪가난한 사람들≫이 세상에 나왔을 때, 비평가들은 “새로운 고골”이 등장했다고 뜨거운 박수와 함께 이 작품을 반겼다. 벨린스키는 찢어지게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의 사랑과 고통 그리고 파멸은 사회적인 불평등과 여러 가지 사회악적 요소들을 드러내기에 아주 적절한 주제라고 생각했으며, 이 작품을 사회 비판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도스토옙스키의 방점은 사회적 문제로서의 “가난”이 아닌 “사람”에 있었다. 도스토옙스키는 이 작품을 통해 가난한 사람의 심리, 즉 가난이 사람의 심리에 끼치는 여러 가지 영향들에 오히려 더 많은 관심을 두었다.

벼랑 끝에 선 사람들
이렇듯 작가가 염두에 둔 인간 심리의 문제를 가장 잘 보여 주기 위해서 인물들은 항상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게 된다. 도스토옙스키의 주요 인물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들은 육체적인 삶과 죽음, 정신적인 구원과 파멸의 경계선 상에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최초의 작품인 ≪가난한 사람들≫에서 경계선을 결정짓는 것은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가난”이다. 한 편지 속에서 주인공 제부시킨은 극빈에 처한 자신의 처지를 “가느다란 실오라기 하나에 매달려 있는 것 같은” 삶이라고 표현했다.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가느다란 실오라기 끝에 매달린 위태위태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미래에 대한 전망이 있을 리 없다. 그들에게는 오로지 언제 무슨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만이 있을 뿐이다.

왜 외투인가? 왜 신발인가? - 고골의 [외투]와의 연관성 및 그것의 극복
고골의 ≪외투≫에서는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라는 가난한 하급 관리가 겨울을 맞아 새로운 외투를 장만해야 하는 상황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하 20∼30도를 오르내리고 “나무가 얼어 터지는” 페테르부르크의 기나긴 겨울을 나야 하는 사람들에게, 외투와 신발은 생존의 문제가 된다. 작품 속에서 외투와 신발에 대한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것은 페테르부르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페테르부르크의 겨울을 나야 하는 이들에게 외투와 신발의 부재는 곧 죽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왜 그토록 신발에 대한 많은 언급들이 있는 것일까? 제부시킨은 구멍이 숭숭 뚫린 자신의 신발에 편집증적일 정도로 많은 신경을 쓴다. 신발은 ≪외투≫의 주인공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와 ≪가난한 사람들≫의 주인공 제부시킨의 사회적인 지위와 계급 사다리에서 9등관이 갖는 위치의 상징이 된다. 바로 제부시킨 자신이 된다. 그것은 페테르부르크 사람으로서의 생을 위한 필수품이고, 제부시킨에게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상징이자 자기 자신의 분신이다.

작품 ≪가난한 사람들≫을 통해 작가 도스토옙스키는 사실주의 문학의 본질적 관심사라고도 할 수 있는 사회적 약자의 문제와 가난을 다루고 있으나, 그 주제를 사회적 관점으로만 보여 준 것이 아니고,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또 가난한 자의 심리적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 테마는 고골로부터 가져왔지만, 그것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창의적으로 재해석해, 주인공 제부시킨은 선조 아카키를 훨씬 뛰어넘는 존재가 되었다. 제부시킨을 통해 작가는 사람이 사람일 수 있는 이유는 다른 인간에 대한 실천적인 사랑임을 보여 주었고, 이런 실천적이고 희생적인 사랑의 테마는 도스토옙스키의 전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가 된다.

도스토옙스키는 가난한 사람들을 등장시켜 사회문제 등 불편한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기보다는 그들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사랑, 행복, 가난과 박탈감, 소외감, 콤플렉스 등을 추상적이지도 과격하지도 않게 구체적인 서사로 표현해 내었다. 편지라는 형식을 통해 두 화자의 목소리를 분명히 전달하면서도, “시사성”을 뛰어넘어 가난이 가난한 사람의 삶, 상황, 감정, 심리에 끼치는 여러 가지 영향에 대한 근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가난과 부의 문제, 이것은 인류가 지상에 존재하는 한 지고 가야 할 난제다. 문학사조로 사실주의에 속하는 도스토옙스키는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답을 주고자 하지만, 그의 정답은 사회주의적 공리주의자들의 정답이 아니다. 그가 제시하는 답은 인본주의적인 것이다.

200자평
심리적 사실주의자 도스토옙스키의 처녀작.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도스토옙스키는 가난한 한 쌍의 남녀를 통해 아무리 비참한 상황이라도 사랑이 있으면 희망이 있으며 사랑을 잃으면 곧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는 점을 설파하고 있다.

지은이 소개
도스토옙스키는 1821년 10월 30일(신력으로는 11월 11일) 군의관이었던 미하일 안드레예비치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모스크바 빈민 병원에서 일을 했으며, 잔인할 정도로 엄격한 성격의 소지주였다. 종교적이고 온화한 성격의 어머니와는 달리, 잔혹한 아버지의 이미지는 도스토옙스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쳐, 그의 작품 속 아버지들은 처음부터 부재하거나, 무능하거나, 잔학하여 자신의 자식들을 길거리로 내몰아 몸을 팔게 하거나, 자식들에게 살해당하거나, 아니면 그 자신이 자녀에 대한 육체적, 정신적, 심지어 성적인 폭군으로 등장하거나 한다.
도스토옙스키가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낸 곳은 그의 아버지가 의사로 일하던 모스크바 빈민 병원이었는데, 그 병원의 많은 환자들은 모두가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이었으며, 어린 도스토옙스키는 이들과 대화하기를 즐겼다. 가난의 심리학의 대가가 될 씨앗이 여기서부터 자라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작가 스스로도 평생을 가난의 굴레에서 허덕였다. 그는 돈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는 결코 “현실적”이지 못했던 사람이고, 자신이 감당할 능력이 있건 없건 간에 떠넘겨지는 짐을 사양할 줄 몰랐다.
도스토옙스키의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1846년)에는 작가의 가난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과 가난이 인간 심리와 삶에 끼치는 영향들, 그리고 가난하고 핍박받는 자들에 대한 강한 동정심이 잘 나타나 있다. 이런 젊은 날의 도스토옙스키에게 형제애 속에서 모두가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가르치는 유토피아 사회주의자들의 모임인 페트라솁스키 서클은 목마른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반가운 만남이었다. 하지만 차르 니콜라이 1세의 반동 정치하에서는 당대 현실에 대한 비판뿐만이 아니라, 사회주의적 유토피아 등에 대해 토론하는 것, 금지 서적을 읽는 것들만으로도 총살감이었다.
고골에게 보내는 벨린스키의 편지를 낭독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된 도스토옙스키는 사형은 간신히 면했으나 시베리아로 끌려갔고, 4년간의 감옥 생활과 또 4년간의 유형이 끝난 후, 도스토옙스키의 인간관 및 세계관은 완전히 다른 것이 되어 있었다. 1840년대 사회주의적 유토피아를 지향했던 도스토옙스키는 1860년대 완전히 극우 보수주의자(슬라브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유형을 마치고 돌아온 작가는 1861년 러시아의 문화적 정치적 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그의 형 미하일과 함께 잡지 ≪시대(Время)≫를 창간했고, 1863년 ≪시대≫지가 정치적 이유로 발행정지 조치를 받게 되어 폐간된다. 이듬해 형 미하일과 함께 두 번째 잡지, 더욱더 극우적이고 슬라브주의적인 잡지 ≪세기(Эпоха)≫를 발간하여, 그 첫 호에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발표한다.
1866년, 후에 그의 부인이 된 속기사 안나를 고용하여 ≪노름꾼≫과 ≪죄와 벌≫을 속기하게 하여 발표하고, 1868년 그리스도를 닮은 “긍정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인간”을 그리고자 한 ≪백치≫를, 1872년 ≪악령≫을, 죽기 한 해 전인 1880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모두 ≪러시아 통보≫에 발표했다. 이렇게 해서 세계문학사 중 가장 위대한 작가 도스토옙스키는(역자는 이렇게 말하는 데 일말의 주저함도 없다) 1881년 1월 28일, 그의 소설만큼이나 극적인 사건들이 넘쳐 나는 자신의 삶을 마감했다. 러시아 철학자 니콜라이 베르댜예프가 말한 것처럼, 도스토옙스키라는 작가를 낳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지구상에 러시아인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제대로 접한 독자라면 베르댜예프의 이 말에 충분히 공감을 할 것이다.

옮긴이 소개
김정아는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서울대학교 박사과정 중 미국으로 유학해, 일리노이 대학교(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슬라브 어문학부 대학원에서 슬라브 문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전공으로는 폴란드 문학을 공부했다. 박사 논문은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 나타난 숫자와 상징>이며, 다수의 소논문을 국내외 언론에 발표했고, 서울대학교 등에서 문학을 강의했다. 번역서로는 ≪집에서 한 남자가 나왔다≫(다닐 하름스, 청어람 미디어), ≪부실한 컨테이너≫(미하일 조셴코, 청어람 미디어), ≪되찾은 젊음≫(미하일 조셴코, 청어람 미디어), ≪지하생활자의 수기≫(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식을만드는지식), ≪카람진 단편집≫(니콜라이 카람진, 지식을만드는지식), ≪무엇을 할 것인가?≫(니콜라이 체르니ㅤ솁스키, 지식을만드는지식), ≪가난한 사람들≫(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식을만드는지식), ≪죽음의 집의 기록≫(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식을만드는지식), ≪죄와 벌 천줄읽기≫(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식을만드는지식), ≪백치 천줄읽기≫(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식을만드는지식), ≪악령 천줄읽기≫(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식을만드는지식) 등이 있다. 20세기 소비에트 문학과 소비에트 여성의 문제, 그리고 유토피아 문학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으며,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소비에트 시기 문학작품의 번역을 준비하고 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가난한 사람들

옮긴이에 대해

책 속으로
내 사랑하는 바렌카, 바로 이런 이유에서 구두는 명예와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내게 꼭 필요하단 말입니다. 구멍이 숭숭 뚫린 구두를 신고 다닌다는 것은 곧 이런 것들을 다 상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