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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르인 이야기
ISBN : 9791128837845
지은이 : 작자미상
옮긴이 : 엄순천
쪽수 : 170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9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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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쇼르인은 2010년 기준으로 13,000명이 생존해 있으며 ‘대장장이 타타르’, ‘검은 타타르’, ‘쇼르’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민족 이름은 쇼르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강 이름 ‘쇼르’에서 기원한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과거 쇼르인은 공식으로 러시아정교를 믿었으나 실질적으로는 조상 숭배, 사냥 숭배 등 텡그리 사상을 가지고 있다.
쇼르인은 힘이 없고 가난했으며 우울했는데 이는 설화에 잘 반영되어 있다. 또 쇼르인의 설화에는 이들의 세계관과 정서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가옥과 내부 인테리어, 결혼식, 손님맞이, 장례식 등 전통 풍습이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 책에는 첼레이가 지혜를 내어 사람의 목숨을 거두는 ‘죽음’을 철로 만든 관에 가두었고 이후 사람들이 더 이상 죽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 <우스 첼레이의 꾀에 넘어간 죽음>, 까마귀와 한 내기에서 져서 창피함을 못 이겨 습지에 혼자 살게 된 학의 이야기 <학이 습지에 살게 된 이유>, 뜻하지 않게 곰의 형상을 하게 된 주인공이 사람 부부의 집에 살면서 지혜로운 아내를 맞이하고 멋진 무사로 돌아온다는 이야기 <안치 아비시카와 카라 몰라트>, 산신에게 사람들과 나누어 가지라고 모피와 금은보석을 선물 받은 농부가 욕심에 눈이 멀어 보물을 몰래 숨기고 있다가 어느 날 보물이 낙엽과 마른풀로 변한 사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 <탐욕스러운 농부> 등 총 16편의 쇼르인 설화를 소개한다.

200자평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여러 민족의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의미 있는 곳, 시베리아. 지역의 언어, 문화, 주변 민족과의 관계, 사회법칙, 생활, 정신세계, 전통 등이 녹아 있는 설화. 시베리아 소수민족의 설화를 번역해 사라져 가는 그들의 문화를 역사 속에 남긴다.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시베리아 설화가 그리스 로마 신화나 북유럽의 설화에 조금은 식상해 있는 독자들에게 멀고 먼 시베리아 오지로 떠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도와주길 기대한다.

옮긴이 소개
엄순천은 러시아어학 박사다. 현재 성공회대 외래교수로 재직 중이며 시베리아 소수민족 언어 및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 중이다. 저서로 ≪잊혀져가는 흔적을 찾아서: 퉁구스족(에벤키족) 씨족명 및 문화 연구≫(2016), 역서로 ≪예벤키인 이야기≫(2017), ≪니브흐인 이야기≫(2018), ≪축치인 이야기≫(2018), ≪코랴크인 이야기≫(2018), ≪케레크인 이야기≫(2018) 등이 있다. 연구 논문으로는 <중국 문헌 속 북방지역 소수종족과 퉁구스족과의 관계 규명: 순록 관련 기록을 중심>(2018), <에벤키족 음식문화의 특성 분석 − 인문지형학, 인문경제학, 민속학적 관점에서>(2017) 등이 있다.

차례
마법 이야기
마법의 모자
안치 아비시카와 카라 몰라트
사냥꾼 바뉴샤

지혜로운 쇼르인 이야기
재판관을 감동시킨 프춀카
어리석은 지주와 영리한 사냥꾼
죽음으로 끝난 쿠의 사랑

신령 이야기
탐욕스러운 농부
차기스
우스 첼레이의 꾀에 넘어간 죽음
행운의 사나이가 된 네케르

자연 이야기
학이 습지에 살게 된 이유
이상한 수달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 새들
사냥꾼 안치와 표범
철의 산 테미르 타우
오리온자리 칸 예르게크가 나타난 이유

해설
옮긴이에 대해

책 속으로
“송아지는 어디에 있느냐?”
프춀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송아지가 없는데 왜 풀을 들고 있느냐?”
“제 아버지가 아이를 낳았습니다. 보세요. 아파서 누워 계시잖아요. 우리는 너무 가난해서 밑에 깔 것이 아무것도 없답니다. 그래서 풀을 뜯어 왔답니다.”
재판관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뭐라구? 너는 정말 어리석구나! 남자가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느냐?”
“그럼 재판관님은 황소가 송아지를 낳았다는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나요?”
<재판관을 감동시킨 프춀카>

아주 오랜 옛날 죽음이 사람들 사이를 태연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죽음의 앙상한 뼈다귀는 결혼식이나 축제가 벌어지는 곳에서 하얗게 빛났다. 죽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뼈가 앙상한 손에 검은 책을 들고 다녔다. 그러다 죽음이 임박한 사람에게 가서 말했다.
“자, 이제 준비하십시오. 이 세상에서의 삶은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제는 죽을 때가 되었습니다.”
<우스 첼레이의 꾀에 넘어간 죽음>

차기스는 꼬치고기를 자루에 넣고는 산으로 갔다. 가는 길에 아직 살아 있는 꼬치고기가 자루를 뚫고 나와 땅 위를 뛰어다녔다. 차기스는 돌로 꼬치고기의 머리를 내리친 뒤 다시 자루에 집어넣었다. 그런데 꼬치고기가 다시 자루를 뚫고 땅으로 뛰어나왔다.
청년은 꼬치고기를 다시 돌로 쳐서 정신을 잃게 만든 뒤 자루에 넣어 묶었다. 집 근처에 왔을 때 꼬치고기가 다시 자루를 뚫고 나왔다. 청년은 이번에는 진짜 너무 화가 나서 꼬치고기를 호수에 던져 버렸다. 그리고 집으로 들어가서 자려고 누웠는데….
이른 아침 낯선 사람이 차기스를 깨웠다.
“빨리 일어나 봐. 물 신령이 너를 부르고 있어.”
차기스는 낯선 사람을 따라 자신이 꼬치고기를 던져 넣은 바로 그 호숫가로 갔다. 차기스가 낯선 사람에게 물었다.
“혹시 호수 안으로 들어가려는 건가요?”
낯선 사람이 그에게 말했다.
“내 등에 타, 함께 물속으로 들어가자.”
차기스가 그의 어깨에 올라앉자마자 낯선 사람은 단숨에 물속으로 뛰어 들어갔고 금방 호수 바닥에 이르렀다. 차기스가 말을 할 사이도 없이 일어난 일이었다. 땅 위를 걷듯 호수 바닥을 걸어 다녔다. 환한 세상을 여행하듯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낯선 사람이 차기스에게 말했다.
“어제 물 신령의 아드님이 호수에서 노닐다가 어부들의 그물에 걸려 호숫가로 끌려 나갔어. 그런데 네가 그 아드님을 구해 주는 바람에 호수로 돌아오게 되었지 뭔가.”
<차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