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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서의 경제학이 지닌 속성과 중요성
ISBN : 9791128851711
지은이 : 라이어널 로빈스
옮긴이 : 이규상
쪽수 : 318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9년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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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930년대 초·중반에 로빈스는 타당성을 갖춘 일반화(질적 법칙)들이 이미 경제학에 축적되어 있고, 경제학의 과학성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게 되었다고 판단했다. 그 일반화들이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게 무언지를 살펴보면, 과학성을 획득한 경제학, 즉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이 다루는 것은 무엇이고,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알아낼 수 있을 거라는 게 로빈스의 생각이었다.
로빈스에 따르면,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을 통해 만들어져 타당성을 인정받고 있던 일반화들이 공통적으로 다루는 건 어떤 특정 ‘면모’를 지닌 인간 활동이다. 그런데 여기서 특정 면모란 다름 아니라 포기를 동반하는 선택이다. 중요도가 상이한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려 하는 인간에게, 여러 목적을 달성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수단들이 있다고 해 보자. 그 수단들이, 다양한 목적 전부를 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지는 않은 경우, 즉 수단이 희소한 경우, 일부 목적의 달성은 포기하고 다른 일부 목적의 달성을 꾀할 수밖에 없다. 목적들 사이에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선택의 불가피성이 만들어 내는 문제들을 연구하는 과학 활동이 경제학이라는 게 로빈스의 판단이다.
따라서 교환 관계(예를 들어, 상거래)가 발견되어야만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이 주목할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교환 행위에는 선택이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교환 행위가 경제학의 주제가 될 수 있는 건 자명하다. 하지만 교환 관계 내에서만 선택이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무인도에 표류한 로빈슨 크루소가 누군가와 교환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러 다른 활동을 하는 데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나누어 쓸 것인지에 대한 선택은 해야 한다. 로빈스에 따르면, 그런 선택은 분명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의 관심사다.

로빈스의 책이 흥미로운 건, 1960년대 이후의 이른바 주류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이 자신들의 작업에 대한 설득과 정당화가 요구되는 경우에 로빈스의 책을 주저하지 않고 동원해 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로빈스의 책을 어겨서는 안 될 교리가 담긴 경전으로 모신 게 아니라, 이미 해 놓은 자신들의 연구 활동에 대한 설득과 정당화가 필요한 경우에 써먹을 수도 있는, 남들도 인정하는 권위를 갖춘 텍스트로 취급했다. 로빈스의 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1960년대 이후의 주류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이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보았을 때 볼 수 있었던 적나라한 모습이 아닌, 그들이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보았을 때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남들이 믿어 주었으면 하는 이상적 모습이 로빈스의 책에 담겨 있다. 그렇기 때문에 1960년대 이후의 주류 신고전학파 경제학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 데 그의 책은 도움이 된다.

200자평
로빈스는 1960년대 이후 표준적 경제학 정의가 된, 희소성과 선택을 강조하는 경제학 정의를 처음 제시했다. 경제학 기초 개념들을 설명했고, 경제 일반화의 속성, 그리고 현실과의 관련성을 분명히 하려 했다. 20세기 중반 이후의 경제학자들에게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 책이다. 이 책이 20세기 경제학의 고전으로 간주되곤 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지은이 소개
라이어널 로빈스(Lionel C. Robbins, 1898∼1984)
라이어널 로빈스는 1898년 11월 22일 영국 런던 서부의 십슨(Sipson)이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롤런드 리처드 로빈스(Rowland Richard Robbins)는 성공한 농장 경영주였는데, 농업 관련 정치 활동에 관심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논쟁을 즐기는 독서광이자 자유무역 옹호자였는데, 아들도 나중에 같은 면모를 보이게 된다. 11세 때 어머니 로사 매리언 로빈스(Rosa Marion Robbins)가 암으로, 13세 때 여동생 위니프레드(Winifred)가 수술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기독교적 구원의 문제로 고민하기도 했던 어린 기독교도 로빈스는 두 번에 걸친 비극적 죽음을 목격한 후 종교를 멀리하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어린 시절이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중산층 자본가였던 아버지 덕분에 빈곤을 직접 경험할 일은 없었고, 목가적인 전원에서 평화를 맛보며 자라났다.
제1차 세계대전 발발 1년 후인 1915년 가을,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에 입학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입대를 결정하고 1916년에는 포병 장교로 참전했다. 1918년 왼쪽 팔에 총상을 입어 전장을 떠났다. 종전 후에는 사회개혁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어, 학업을 재개하는 대신, 길드(guild) 사회주의 운동에 가담했다. 그러나 곧 동료 운동가들의 사고와 행동이 비현실적이고, 길드 사회주의 문헌에는 빈틈이 많다고 느끼게 된다. 런던경제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학생들을 알게 되면서 기독교나 길드 사회주의가 채워 줄 수 없었던 그 무언가를 경제학이 채워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게 되었다. 1920년 런던경제대학에 입학해 1923년 졸업했는데, 졸업 당시 그의 전공은 정치사상이었다. 졸업 후 윌리엄 베버리지(William Beveridge)의 조교 생활을 경험하기도 한 로빈스는 1924년에는 옥스퍼드대학교 뉴 칼리지(New College)에서, 1925∼1927년에는 런던경제대학에서, 1927∼1929년엔 다시 옥스퍼드대학교 뉴 칼리지에서 경제학 강의를 했다. 1929년 6월에 런던경제대학으로부터 교수직(Chair of Economics) 제안을 받았고, 같은 해 8월에 런던경제대학 교수로 부임했다. 1961년 교수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런던경제대학을 대표하는 교수 중 한 명이었다.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이 지닌 속성과 중요성≫의 저자로 경제학계에선 기억되고 있지만, 정책 관련 현실 문제들에 대한 매우 많은 수의 논문과 책을 1920년대 중반부터 출간하기도 했다. 경제학사(history of economics) 분야에서 20세기에 활동했던 대가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 분야 최초의 전문 학술지인 ≪정치경제학의 역사(History of Political Economy)≫ 창간호는 1969년에 나왔는데, 당시에 로빈스는 경제학사 분야가 경제학 내의 게토(ghetto)가 될 것을 우려해 이 분야에 특화된 학술지를 창간하는 것에 반대했다고 한다. 경제학 전 분야를 관통하는 원리가 체계적으로 제시된 저서를 집필하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끝내 그런 저서를 남기지는 못해 아쉬운 점으로 남아 있다.
그런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로는, 순수 학문적 활동 외의 다른 활동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점을 들 수 있다. 수많은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했고 그중 일부는 나름 잘 알려져 있다. 영국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1930년에 만들어진 위원회에 참여했는데 거기서 다수파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아 케인스(John Maynard Keynes)와 심각하게 충돌하기도 했다. 1941∼1945년에는 영국 전시 내각 경제 운영의 중책을 맡았고, 1944년엔 브레턴우즈 회의(Bretton Woods Conference)에 케인스와 함께 영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가했다. 1961년엔 ≪파이낸셜 타임스(The Financial Times)≫ 경영에 참여했고, 1961∼1963년에는 영국 고등교육 혁신의 밑그림 제시를 목표로 한 위원회를 이끌었다. 그 위원회가 1963년에 발표한 보고서를 ‘로빈스 보고서(Robbins Report)’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보고서는 영국의 고등교육 대중화에 매우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영국 학계·정치계·예술계−한때 영국 왕립오페라극장 이사직을 맡기도 했다−에서 유명 인사였던 그는 1982년 7월과 1984년 5월, 두 차례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1984년 5월 15일에 세상을 떠났다.
2011년엔 케임브리지대학교 출판부(Cambridge University Press)에서 로빈스의 전기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수전 하우슨(Susan Howson)이며, 제목은 ≪라이어널 로빈스(Lionel Robbins)≫로 간결하다. 10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분량의 그 책에 로빈스에 대한 웬만한 정보는 다 담겨 있다.

옮긴이 소개
이규상
이규상은 연세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노트르담대학교(University of Notre Dame)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엔 도르프만 상(Joseph Dorfman Best Dissertation Prize)을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경제사상사’, ‘경제학의 철학적 논점들’, ‘행동경제학’과 같은 과목들을 가르친다. <실험실 연구의 외적타당성에 대한 근심에서 벗어나는 법: 1970년대 후반 실험경제학 방법론 논쟁 분석>, <실험경제학 ‘선언’의 재구성>, <Mechanism Designers in Alliance: A Portrayal of a Scholarly Network in Support of Experimental Economics>와 같은 논문을 썼다.

차례
2판 서문
초판 서문

1장 경제학의 주제
1. 서론
2. 경제학의 ‘물질주의’ 정의
3. 경제학의 ‘희소성’ 정의
4. 경제학과 교환 경제
5. ‘물질주의’ 정의와 ‘희소성’ 정의의 비교

2장 목적과 수단
1. 서론
2. 경제학과 목적
3. 경제학과 미학
4. 경제학과 기술
5. 경제 이론과 경제사
6. 역사에 대한 물질주의 해석

3장 경제 ‘수량’의 상대성
1. 희소성의 의미
2. 경제재 개념
3. ‘부적절한 구체성의 오류’
4. 경제 통계의 의미
5. 시계열의 의미
6. ‘생산ᐨ분배’ 분석 대 ‘균형’ 분석

4장 경제 일반화의 속성
1. 서론
2. 경제 분석의 토대
3. 경제 법칙과 ‘역사 상대성’
4. 경제학과 심리학
5. 합리적 행위의 가정
6. 경제인이라는 신화
7. 정학과 동학

5장 경제 일반화와 현실
1. 과학으로서의 경제학
2. 공급과 수요의 통계 ‘법칙’
3. 제도주의자들의 ‘수량경제학’
4. 경험 연구의 기능
5. 경제 법칙의 불가피성
6. 경제 법칙의 한계
7. 경제 현상 전개에 대한 이론의 가능성

6장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이 지닌 중요성
1. 서론
2.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3. 균형이론의 중립성
4. 경제학과 윤리학
5.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이 지닌 중요성

인명색인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 속으로
우리의 목표는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이 이미 이룩한 성과가 지니고 있는 의미가 대체 무언지를 밝히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학의 주제라는 순수 범주로부터 경제 일반화의 속성을 도출하려는 시도를 하는 대신, 기존 경제 분석에서 추출한 표본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연구의 첫 발을 내딛는 것이 좋을 것이다.
-120쪽

따라서 경제학을 비판하는 이들이 종종 드러내는 생각, 즉 경제학은 현실과 필연적 관계가 없는 형식적 추론 체계일 뿐이라는 생각은 착각에 근거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경제학적 연역의 토대가 되는 사실 관련 지식이 존재하며, 자연과학적 연역의 토대가 되는 사실 관련 지식이 존재한다.
-1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