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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설화집 세트 (전 36권)
ISBN : 9791130474946
지은이 : 미상
옮긴이 : 김은희, 박미령, 안동진, 엄순천, 이경희, 홍정현
쪽수 : 각 권 200쪽 내외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6년 6월 27일, 2018년 11월 13일, 2019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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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오랜 시간 잠자던 툰드라의 이야기를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1월 평균 기온 영하 14도에서 영하 48도. ‘잠자는 땅’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곳. 제정러시아 시절의 유형지. 춥고 척박한 그곳에도 사람이 살았다. 그들은 북국의 수많은 밤을 노래와 이야기로 견뎌냈다. 지식을만드는지식이 국내 처음으로 시베리아 소수민족의 민담, 신화, 전설을 집대성한 설화집을 펴냈다. 모두 36개 부족, 1069편의 이야기다. 그 이야기들 속에 우리의 뿌리가 묻혀 있을지도 모른다.

시베리아는 한민족 문화 원류의 불씨가 살아 있는 곳이다.
“게르만족 대이동 유발한 훈족의 원류는 한국인일 가능성이 있다.” -독일 ZDF 방송
“바이칼은 우리 고대 문화의 탯줄이 묻힌 곳이다.” -≪광주일보≫
“여전히 한민족의 기원을 북방에 두고 있으며, 이들이 신석기나 청동기 시대에 한반도로 들어와 정착하게 되었다는 설이 주류의 학설이다.” -≪경향신문≫
“타이가와 툰드라, 스텝으로 특징되는 고원 건조지대에서 목축 생산을 주로 했던 순록유목민이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에 진출해 고대국가를 세우는 주도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동아일보≫
여러 언론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곰을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시베리아 소수민족과 단군의 자손인 한민족 사이에는 과연 어떤 관계가 있을까? 시베리아 일대에 남아 있는 고대 종족들의 문화 원형은 우리의 것과 유사한 점이 많아 한민족의 북방기원설을 뒷받침해 준다. 이 책은 시베리아 소수민족과 우리 민족의 접점을 찾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이들은 혹독한 기후와 척박한 지리 환경을 극복하고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 중이다. 유목 생활에서 얻은 통찰과 지식을 바탕으로 자연과 우주의 질서를 해석했고, 부족의 맥을 잇기에 최적화된 관례와 풍속으로 문화를 이루었다. 설화에는 이들이 체득한 삶의 지혜와 세계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한 소수민족의 문화를 역사에 새긴다.
시베리아 설화는 척박한 지형학적 요인, 기후 조건, 언어적 장애를 이유로 연구가 미진했지만, 최근 원형 스토리 연구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지리·문화적 인접성 때문에 한국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북아시아의 소수민족은 수년 내에 인구·전통문화·언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도 한다. 실제로 돌간인은 러시아에서 소멸 위기에 처한 소수민족을 거론할 때 10위 안에 들고, 만시인은 2010년 러시아 인구조사에 따르면 12,269명이 생존해 있고, 쇼르인은 2010년 기준으로 13,000명이 생존해 있고, 울치인은 3000명 정도가 현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케레크인은 2010년 인구조사 기준 4명만이 생존한 것으로 알려진 절멸 위기의 소수민족이다.
이들 소수민족의 설화에는 세계관과 풍습, 전통 신앙, 언어, 문화, 주변 민족과의 관계, 사회법칙, 생활, 정신세계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들의 설화를 책으로 남기는 일은 사라져 가는 문화를 역사 속에 새기는 작업이다.
쉽게 쓰인 문장과 흥미로운 스토리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우리의 민담·설화와 비슷한 얘기들도 많다. 문화연구자는 물론 평소 시베리아의 신화, 전설, 민담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는 더없이 유용하다. 그리스 로마 신화나 북유럽 설화에 식상해졌다면, 멀고 먼 시베리아 오지의 생경한 풍경과 마주해 보자.

총 6명의 연구원이 참여한 북아시아 원형스토리 발굴 프로젝트
지식을만드는지식의 <시베리아 설화집>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북아시아원형스토리 발굴, 수집, 토대구축’작업의 결과물이다. 이 프로젝트는 시베리아와 극동, 즉 북아시아의 설화, 민담, 전설, 신화를 수집하고 DB화하는 작업이다. 참가한 연구원은 김은희, 박미령, 안동진, 엄순천, 이경희, 홍정현 총 6명이며 이들은 모두 한국외대, 성공회대 등에 재직하고 있는 러시아문학 전공자들로서 북아시아 설화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200자평
시베리아에서 온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
총 36개 북아시아 부족의 설화 1069편 국내 최초 완간

<시베리아 설화집>은 지식을만드는지식이 국내 최초로 시베리아 소수민족의 민담, 신화, 전설을 집대성한 전집이다. 1차 11권, 2차 14권, 3차 11권, 총 36권에 담긴 36개 부족의 설화 1069편이 완간되었다.
시베리아 일대에 남아 있는 고대 종족들의 문화 원형은 우리의 것과 유사한 점이 많아 한민족의 북방기원설을 뒷받침해 준다. 이 시리즈는 시베리아 소수민족과 우리 민족의 접점을 찾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옮긴이 소개
김은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에 대한 연구로 러시아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출강 중이며, 러시아 문화와 문학에 대한 글들을 발표하고 있다. 저서로는 ≪그림으로 읽는 러시아≫(이담북스, 2014), ≪러시아 명화 속 문학을 말하다≫(이담북스, 2010), 공저로 ≪나는 현대 러시아 작가다≫(경희대 출판사, 2012), ≪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이숲, 2010)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현대 러시아문학과 포스트모더니즘≫ 제1권, 제2권(아카넷, 2014), ≪북아시아 설화집 1(부랴트족)≫(이담북스, 2015), ≪겨울 떡갈나무≫(한겨레아이들, 2013), ≪금발의 장모≫(지만지, 2013), ≪나기빈단편집≫(지만지, 2009) 등이 있다. 또한 주요 논문으로는 <<에고>에 나타난 서술형식과 솔제니친의 역사인식>, <≪소네츠카≫의 서사구조와 고전의 귀환> 등이 있다.

 

박미령은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그림책’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역서로는 공동으로 번역·출간한 ≪러시아 여성의 눈≫, ≪러시아 추리 작가 10인 단편선≫이 있다. 논문으로는 <지배 이데올로기와 영웅서사시 브일리나>, <Comparative Analysis of Korean Folktale The wonderful Serpent Bridegroom and Russian The Feather of Finist the Falcon of the Type Cupid and Psyche>, <소비에트 제국 이데올로기의 토착화를 위한 아동문학의 역할: 20~30년대 그림책과 포토몽타주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안동진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이반 투르게네프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는 <이반 촌킨, 그 뒤섞인 세계>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체호프 아동 소설선≫(지만지, 2014), ≪북아시아설화집 2(한티족, 만시족)≫(이담북스, 2015) 등이 있다. 현재 학생들과 글 쓰는 방법을 함께 공유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캅카스 소수 민족의 삶과 문화에 대한 글을 발표하고 있다.

 

엄순천은 러시아어학 박사다. 현재 성공회대 외래교수로 재직 중이며 시베리아 소수민족 언어 및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 중이다. 저서로 ≪잊혀져가는 흔적을 찾아서: 퉁구스족(에벤키족) 씨족명 및 문화 연구≫(2016), 역서로 ≪북아시아설화집 3: 나가이바크족, 바시키르족, 쇼르족, 코미족, 텔레우트족≫(2015) 등이 있다. 연구 논문으로는 <중국 문헌 속 북방지역 소수종족과 퉁구스족과의 관계 규명: 순록 관련 기록을 중심>(2018), <에벤키족 음식문화의 특성 분석 − 인문지형학, 인문경제학, 민속학적 관점에서>(2017) 등이 있다.

 

이경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를 졸업하고,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언어학연구소에서 의미통사론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논문으로 <포스트소비에트 여성문학의 어휘분석>, <러시아 과학환상소설에 나타나는 신어 연구>,<어휘ᐨ통사 층위에 나타나는 언어문화적 변이> 등이 있으며, 역서로 ≪러시아 여성의 눈≫(공역), ≪러시아 추리작가 10인 단편선≫(공역), ≪북아시아 설화집 5(알타이족)≫ 등이 있다.

 

홍정현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를 졸업하고 모스크바대학교에서 석사학위(품사적 범주로서 대명사 특성 연구)와 박사학위(현대 러시아어 부정대명사의 텍스트론적 기능)를 받았다.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에서 러시아 여성문학과 미드컬트를 연구했고 청주대 한국문화 연구소에서 북아시아 원형스토리 발굴과 번역 프로젝트 팀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한국외대, 을지대 등에서 러시아어를 강의하고 있다. 역서로는 ≪러시아 여성의 눈≫(공역), ≪러시아 추리작가 10인 단편선≫(공역)과 ≪북아시아 설화집 6(투바족, 하카스족)≫ 등이 있다.

차례

책 속으로
네네츠인 이야기
언젠가 매 한 마리가 멀리 툰드라까지 날아와서 네네츠족이 잘 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매는 돌아가서 제 주인인 솔개에게 본 것을 말했다.
그러자 검은 솔개는 질투심에 더욱 검게 변했다. 그는 음모를 꾸며 네네츠인들에게서 해를 빼앗기로 했다. 그는 부하들에게 커다란 그물을 짜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자신은 땅에 부딪쳐 뚱뚱한 상인으로 변신했다. 그는 많은 술을 가지고 네네츠인 마을로 찾아갔다.
−<힘센 독수리가 네네츠인들에게 해를 돌려준 이야기>

느가나산인 이야기
옛날 옛적에 여자 식인괴물 시게가 살았다. 시게는 툰드라 가운데에 있는 자신의 천막집에 살면서 식인들에게서 대체로 받아 온 인간들을 먹었다. 시게는 아침부터 밤까지 툰드라를 뛰어다니며 먹을 사람을 찾았다. 저주받은 시게는 걸리는 모든 것을 먹었다. 입을 벌려서 얌 하고 말이다. 그녀는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니었다.
식인괴물 시게는 완전한 인간이 아니라 반쪽 인간이었고 사람처럼 뛰어다닐 수 있었다. 그러므로 시게는 한 발로 뛰고 한 손으로 잡고 한 눈으로 보고 한쪽 콧구멍으로 숨을 쉬었다. 시게는 태양을 바로 보지 못하고 반만 본다고 했다. 그러나 난 그렇다 아니다 말하지 않겠어.
−<여자 식인괴물 시게 이야기>

돌간인 이야기
옛날에 한 여자가 가을에 젖먹이 아이와 함께 숲에서 길을 잃었다. 그렇게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가 곰의 굴에 이르렀다. 곰 굴로 들어가서 말했다.
“나는 어쨌든 죽을 수밖에 없어. 만약 나를 잡아먹고 싶으면 먹어라.”
그러나 곰은 굴 깊숙이 물러설 뿐이었다. 여자는 살아남았다. 거기서 그들은 곰과 함께 잠이 들었다. 곰은 겨울에 두 번 겨울잠을 잔다고 한다. 한겨울인 성 니콜라이의 날에 잠이 깬다고 한다. 그렇게 곰이 잠이 깼다. 여자가 곰의 발을 핥아먹었고 그렇게 해서 배불리 먹었으며 아이도 배부르게 해 주었다. 그리고 또다시 겨울잠에 빠져들었다.
−<여자와 곰>

셀쿠프인 이야기
할머니는 오랫동안 빌었다. 마침내 불의 주인이 말했다.
“네 손녀가 아이를 내놓으면 불을 줄게. 너희들은 그 아이의 심장으로부터 불을 얻게 될 거야. 그 아이의 심장으로부터 불이 생겼다는 것을 기억하게 될 거야. 그것을 가슴에 품게 될 거야!”
아기 엄마는 더 슬피 울기 시작했다. 할머니가 말했다.
“일곱 가족이 너 때문에 불 없이 살게 될 거다. 어떻게 불 없이 살겠니? 아들을 주어라!”
여자는 아들을 내주었다.
−<불의 주인>

시베리아 타타르인 이야기
새들이 말했다.
“낯선 사람은 없어요. 두 오빠도 없어요.”
“어디 갔는데?”
“뱀이 잡아먹었어요.”
셈루크가 슬퍼했다.
“그런데 너희들은 어떻게 살아남았니?”
“한 용감한 청년이 우리를 구했어요. 저 아래 땅 위를 보세요. 뱀이 죽어 있는 거 보이죠? 그가 죽인 거예요.”
셈루크가 아래를 보았다. 정말로 뱀이 죽은 채 누워 있었다.
“그 용감한 청년은 어디에 있니?”
“여기 날개 밑에 있어요.”
“자! 나와라. 나와. 위험하지 않아. 내 아이들을 구해 주었으니 그 대가로 무엇을 선물할까?”
“아무것도 필요 없습니다. 마법의 반지라면 모를까.”
−<요술 반지>

야쿠트인 이야기
“얼음아, 얼음아, 정말로 네가 가장 힘이 세니?”
얼음이 말했다.
“물론이지, 내가 가장 힘이 세지!”
“얼음아, 얼음아, 만약 네가 가장 힘이 세다면 어째서 해가 너를 녹여 버릴까?”
오트 소토는 해에게 말했다.
“해야, 해야, 정말로 네가 힘이 가장 세니?”
해가 말했다.
“물론이지, 내가 가장 힘이 세지!”
“해야, 해야, 만약 네가 가장 힘이 세다면 어째서 먹구름이 너를 가리지?”
−<차아차하안 차아차하안>

예네츠인 이야기
바루치가 순록들에게 말했다.
“왜 너희는 강을 건너가니? 왜 신발을 적시지?”
바루치는 칼을 잡고 살아 있는 순록 열 마리에게서 모든 가죽을 벗겼다. 순록들에게 말했다.
“이제 강을 맨발로 걸어가, 신발이 젖지 않을 거야.”
저녁에 형이 돌아왔다. 바루치가 말했다.
“형의 순록들은 왜 그렇게 바보 같이 아무것도 모르죠?”
형이 말했다.
“순록들이 뭘 이해 못 한다는 거야? 순록은 먹이기만 하면 돼.”
“아무것도 몰라요. 순록들이 강을 건너는데 부츠를 적시는 거예요.”
형이 말했다.
“어떤 부츠? 순록들은 부츠를 신지 않아.”
−<바루치의 모험>

예벤키인 이야기
아주 오래전 이 땅에는 거인들이 살았다. 땅이 생기면서 호보키가 거인들을 땅으로 데리고 왔던 것이다. 처음에 거인들은 싸우지 않고 잘 살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서로 미워했고 점점 타락해 갔다. 서로를 미워하는 정도가 얼마나 심했던지 싸움에서 이긴 자가 진 자를 질근질근 씹어 먹었다. 거인들의 삶이 호보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호보키는 결국 그들을 없애기로 결심했다. 어떤 이들은 절벽이 되었고 어떤 이들은 강, 호수, 늪이 되었다. 용감한 이들은 하늘로 올라가서 별이 되었다.
−<불화의 언덕>

유카기르인 이야기
아내는 울기만 했다. 한참을 울고는 물었다.
“어디로 가란 말이에요?”
“어디로든 맘대로 가!”
“얼어 죽겠어요!”
“에잇, 살고 싶으면 어서 떠나!”
그의 아내는 울면서 툰드라를 돌아다녔다. 어둠 속에서 툰드라를 헤맸다. 울면서 밤이고 낮이고 걸어 다녔다. 어떤 때는 눈을 파헤치고 거기에 누웠다. 사람들을 찾고 싶었다. 아내의 기력이 완전히 다해 갔다. 걷고 또 걷는데 갑자기 그녀의 앞에 아주 훌륭한 천막이 서 있었다.
−<마체칸>

케트인 이야기
호샤담은 땅에 있는 모든 악한 정령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녀가 부하 한 명을 인간에게 보내면 그 사람에게는 반드시 불행이 닥쳤다. 그녀가 직접 갈 경우에는 사람이 죽거나 역병으로 사슴이 몰살되거나 짐승이 타이가로 도망치고 강의 물고기가 사라지는 등 그보다 더한 일들이 일어났다.
어느 날 알바는 대체 언제까지 호샤담이 인간을 죽이는 것을 보고만 있을 것인지 생각했다. 그리고 호샤담을 당장 찾아 전쟁을 치러야겠다고 결심했다.
−<알바와 호샤담>

토팔라르인 이야기
부르한은 짐승들 중에서 일흔일곱 마리의 곰을 골라서 그들 중에서 자신을 도와줄 인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검은색, 붉은색, 흰색의 다양한 털을 지닌 곰들이었다. 부르한은 털 깎는 기구를 들고 곰의 털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편하게 작업을 하기 위해 한 손으로는 곰의 머리를 잡고 다른 손으로 털을 깎았다.
그렇게 땅에 최초의 인간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들은 신과 비슷하게 생겼고 색깔은 희고 검고 노랬다. 부르한이 털을 깎을 때 잡고 있던 곰의 머리에는 털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부르한은 그가 만든 인간들을 모이게 하고 그들에게 언어를 나누어 주고 3일 동안 돌 조각으로 큰 산을 빚으라고 명령했다. 일흔일곱 명의 인간은 즉시 일에 착수했다. 사흘 만에 아주 큰 산을 빚었다. 산의 꼭대기가 구름에 닿았다. 부르한은 인간이 해 놓은 일을 보고 아주 만족했다.
−<부르한에 관한 전설>

알류토르인 이야기
“만약 당신이 그렇게 똑똑하다면 이 수수께끼를 맞혀 보시오. 바닥이 없는 항아리는 무엇일까요?”
샤먼이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음, 음, 이게 무슨 수수께끼나 된다는 것이오! 바닥이 없는 항아리, 그것은 바로 얼음 구멍이오. 얼음 구멍!”
대장장이가 샤먼에게 말했다.
“틀렸소, 춤보카! 바닥이 없는 항아리는 바로 당신의 욕심이오. 그 안에 무엇을 던져 집어 넣어도 항상 텅 비어 있는 항아리요. 어서 목걸이를 톱으로 자르시오!”
−<금 목걸이>

오로치인 이야기
“내가 떠나 있을 때 이 인간에게 먹을 것을 주면 안 돼. 내가 돌아오면 손수 그에게 먹을 것을 주겠다. 너에게 옷을 가지고 올 거야. 그러면 인간은 죽지 않고 영원히 아프지도 않을 거야.”
하다우는 떠났다. 그가 떠난 후 개는 인간에게 계속 먹을 것을 주었다. 하다우가 돌아왔는데 인간은 먹고 있었다. 인간은 이미 배가 불렀다. 하다우는 돌아와 개에게 말했다.
“왜 인간에게 먹을 것을 주었느냐? 이제 넌 개로 살게 될 것이다. 인간이 먹고 남은 뼈를 먹게 될 것이다. 난 이 인간에게 옷을 가져다주려 했다. 발톱처럼 강한 그런 옷을 말이다. 그러나 이제 난 화가 나서 그에게 옷을 주지 않을 것이다.”
−<오래된 전설>

이텔멘인 이야기
“울지 마! 우리도 너와 함께 얼어 죽어야겠니? 우리가 너와 무엇을 할 수 있겠니?”
그들은 동트기 전에 일어나 다시 날아갔다. 다시 새끼 기러기는 호수 가운데에 홀로 남았다. 새끼 기러기는 앉아서 울었다.
“나는 새끼 기러기, 날개 없는 기러기! 난 너무 추워, 얼어 죽을 것 같아!”
이미 기러기들은 모습을 감췄지만 엄마 기러기는 아기가 울고 있는 소리를 들었다.
“불쌍한 것! 돌아갑시다. 모두 함께 얼어 죽는 편이 낫겠어요.”
남편이 설득했다.
“무슨 짓이야? 정말 그 아이 때문에 얼어 죽자는 거야? 그 아이는 그렇게 태어난 거야.”
−<기러기>

나나이인 이야기
부인이 몸을 숙이자 악령은 그녀의 목에 돌을 묶은 줄을 걸어 물속으로 밀어 넣었다. 부인의 옷을 입은 부샤쿠가 집으로 돌아갔다. 하얀 가루를 삼키자 몸집이 부인과 비슷해졌고 그녀처럼 가는 목소리를 갖게 되었다.
남편은 부인의 무릎을 베고 누워 그녀가 하는 이야기를 즐겨 들었다. 그날도 남편은 부인에게 부탁했다.
“여보, 나에게 옛날이야기를 해 주오. 나는 당신 무릎을 베고 누울 테니.”
그녀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남편이 부인의 얼굴을 올려다보자 표정이 평소와 달라 보였다. 그리고 목소리도 뚝뚝 끊어지며 꺽꺽거리는 것이 영 이상했다.
−<아름다운 아가씨 얄가하 푸딘>

우데게인 이야기
한참을 가다 보니 일곱 자매가 사는 집까지 오게 되었다. 영감이 그들에게 말했다.
“여보시오, 아가씨들! 내 아들에게 시집오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죽을 드셔 보시오!”
처녀들이 말했다.
“대체 누가 바다뱀 같은 동물한테 시집을 간답니까!”
그러면서 이쪽 아가씨들도 “난 안 가!”, 저쪽 아가씨들도 “나도 안 가!” 하며 외쳤다. 그 순간 막내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살금살금 다가와 죽을 먹는 게 아닌가. 언니들이 죽을 빼앗기도 전에 그녀는 몽땅 먹어 치웠다.
“나는 시집이라도 가 봤으면 좋겠어요.”
너무도 기쁜 영감은 빈 그릇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노래를 부르며 걸어갔다.
“드디어 내가 아들 신붓감을 찾았단다. 달처럼 동근 얼굴로, 머리가 새까맣고 꼿꼿이 선 사시나무처럼 늘씬한 아주 예쁜 아가씨란다.”
−<바다뱀>

축치인 이야기
밖으로 나가서 하늘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도대체 내 공을 뭐로 채우면 좋단 말이냐? 그래, 하늘에 있는 별을 모조리 가져와서 채우면 되겠군!”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모조리 잡아 와서 집으로 들어가 공 안에다 흩뿌렸다. 일을 다 끝내고 밖으로 나갔더니 하늘에는 별도, 달도, 태양도 없었다. 사방에는 어둠뿐이었다. 여인이 말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공을 하늘 위로 던져 볼까?”
금방 사방이 밝아졌다. 그런데 공이 땅으로 떨어지면 다시 사방이 어둠의 적막에 휩싸였다. 공을 위로 던지면 밝아지고 여인이 손으로 잡으면 어두워졌다. 놀이가 끝났다. 여인이 공을 가지고 집 안으로 들어가니 주위는 한 치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어두워졌다.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무슨 일인지 짐작조차 못 한 채 그저 두려움에 몸을 떨 뿐이었다.
−<공을 가지고 노는 여인>

니브흐인 이야기
잔뜩 독이 오른 뱀이 호랑이의 배를 큰 전나무로 누르고 있었다. 막내는 활을 쏘기 쉬운 전나무 뒤로 가서 뱀을 죽였다. 호랑이가 걸어가다 말고 뒤를 돌아보면서 멈추었다. 호랑이는 이런 행동을 여러 번 반복했다. 호랑이가 무슨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에 막내는 호랑이의 뒤를 따라갔다. 오랫동안 걸어갔다. 벌거벗은 산 가운데 오니 큰 집이 한 채 있어 집 마당으로 들어갔다. 호랑이는 개를 묶어 두는 기둥 쪽으로 가더니 땅에 벌렁 드러누웠다. 그 순간 갑자기 요란하게 땅이 갈라지는 소리가 나더니 호랑이가 사람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남자였다! 훤칠한 키에 얼굴은 무척 잘생겼으며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은 윤이 흐르고 있었다. 남자가 말했다.
“고맙습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나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을 겁니다!”
−<은혜 갚은 호랑이>

케레크인 이야기
여우는 직접 창고로 가서 음식을 잔뜩 챙긴 뒤 자루를 묶으려고 하는데 손이 그물에 걸려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소리를 질렀다.
“아악! 내게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그 순간 까마귀가 나타났다.
“우리는 아무 짓도 안 했어. 온갖 못된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 건 너잖아. 왜 우리를 속였지? 왜 가죽 대신 낡은 그물을 넣어 둔 거지? 왜 남의 창고에 기어들어서 도둑질을 하는 거지?”
여우가 울면서 풀어 달라고 애원했지만 풀어 주지 않았고 거짓말쟁이, 도둑이라며 한참을 비웃었다. 결국 여우 혼자 힘으로 어찌어찌해 낡은 그물을 찢고 밖으로 나왔지만 손은 여전히 자루에 묶여 있었다. 그렇게 손에 자루를 달고 집으로 달려가 큰딸에게 말했다.
“빨리 자루를 풀어 다오!”
“싫어요. 엄마는 왜 만날 거짓말만 하고 다니는 거예요?”
작은딸이 자루를 풀어 주었다. 이렇게 까마귀는 여우가 거짓말을 하고 도둑질을 한 데 대한 앙갚음을 했다.
−<사냥을 싫어하는 여우와 까마귀>

코랴크인 이야기
까마귀와 늑대는 낭떠러지 바로 앞에까지 굴러갔다. 까마귀는 하늘로 날아갔지만 늑대는 강으로 날아가 강물에 박혔다. 물이 얼어 있어서 늑대는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결국 까마귀에게 도와 달라고 애원했다.
“너도 잘 탈 수 있다고 했잖아!”
“순록 떼를 줄게.”
“필요 없어. 내게도 순록은 얼마든지 있어.”
“내 여동생을 줄게.”
“좋았어!”
까마귀는 흔쾌히 동의하면서 늑대가 물 밖으로 나오는 것을 도와주었다. 늑대는 나와서 몸을 턴 뒤 툰드라로 냅다 달아나면서 소리쳤다.
“내 여동생을 주고 싶지만 너는 너무 까매!”
−<까마귀와 늑대>

에스키모인 이야기
이런 일이 있었다. 어느 날 퉁구스 사람들이 툰드라의 주민들로부터 해를 훔쳐 갔다. 모든 동물들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살면서 더듬더듬 먹을 것을 찾아냈다. 살기가 힘들게 되었다. 그래서 육지 동물들과 새들은 대회의를 소집하기로 결심했다. 각각의 길짐승과 날짐승 종족 대표가 회의에 도착했다. 제일 현명하다고 여겨졌던 늙은 까마귀가 말했다.
“날개 있고 털 있는 형제들이여, 언제까지 어둠 속에서 지내야 한단 말입니까? 어르신들한테 듣기로는 우리 땅에서 멀지 않은 곳, 깊은 땅속에 우리한테서 빛을 훔쳐 간 퉁구스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 퉁구스 사람들은 흰 돌로 된 그릇에 커다란 빛나는 공을 보존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그 공을 그들은 해라고 부른답니다. 만약 그 해를 퉁구스 사람들한테서 빼앗는다면 땅은 빛으로 밝게 빛날 것입니다. 늙은 까마귀인 저는 해를 가지러 우리 중에 가장 크고 힘이 센 갈색 곰을 보낼 것을 조언하는 바입니다.”
−<해를 얻다>

아이누인 이야기
한 여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 여자의 집에 창백한 한 남자가 들어왔고 여자와 결혼했다. 어느 화창한 날 남편은 장작을 패러 다녀오겠다고 말한 다음 도끼를 들고 집을 나섰다. 곧 여자는 어떤 이상한 목소리를 들었다. 여자가 밖으로 나갔더니 분명하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눈이고 이제 녹을 것이고 사라질 것이다.”
정말로 여자는 언덕의 비탈에서 녹고 있는 눈 더미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때 여자는 그녀의 남편이 눈 남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눈 남자>

예벤인 이야기
신은 교목, 관목, 열매 들을 만들었다. 숲에는 양, 사슴, 큰 사슴 등 다양한 짐승을 만들었다. 시내와 호수에는 다양한 물고기를 만들었다.
어느 날 신이 물고기들을 물로 보내고 있을 때였다. 무언가가 땅에 앉아서 변을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알고 보니 악마였다. 악마는 신이 만든 것을 배터지게 실컷 먹었다. 신이 뒤에서 악마를 불로 찔렀다. 악마는 놀라서 토하고 자기 땅으로 달아났다. 신은 악마가 게워 낸 것을 보았다. 구더기와 온갖 종류의 파충류가 땅을 기어가고 있었다. 악마가 배설할 때 모기가 나왔다. 신이 불로 마귀를 놀라게 했기 때문에 모기 역시 연기를 무서워하게 되었다.
−<모기와 구더기가 생긴 유래>

울치인 이야기
담비와 다람쥐, 족제비 들도 왔다. 동물들은 노인을 집으로 끌고 갔다. 이빨로 노인의 다리를 물고 닥치는 대로 물고 끌고 갔다. 여우들과 족제비, 다른 동물들이 모두 힘을 합해 노인을 끌어 집으로 데려다주었다. 토끼, 담비, 다람쥐 들이 모두 집으로 들어왔다. 할머니가 동물들을 보고 말했다.
“기다려! 가지 마! 고마워라. 너희가 우리 영감을 구했어. 우리 영감을 끌고 오다니.”
할머니는 집에 있는 창문이랑 굴뚝을 모두 닫아서 동물들이 아무 데도 나가지 못하게 했다.
“이제 모두 끝냈어요.”
할머니가 말을 마치자마자 노인이 벌떡 일어나서 여우들과 다른 짐승들을 다 죽였다. 집 안에 있는 짐승들은 아무 데로도 나갈 수가 없었다. 노인은 이제 아주 부자가 되었다. 창고에는 물고기와 짐승 가죽이 가득했다.
−<가난한 노인과 부자 노인>

네기달인 이야기
“이 돼지의 임자는 나야. 내가 꾀를 내서 너에게 돼지를 잡아 오라고 했으니까.”
힘센 사람이 말했다.
“돼지를 훔쳐 온 내가 돼지의 임자야.”
그러자 교활한 사람이 말했다.
“제단에 가서 물어보자. 우리 중 누가 돼지의 임자인지 하늘에 계신 신이 알려 줄 거야.”
힘센 사람은 화가 나 집으로 갔다. 그런데 교활한 사람은 제단으로 가서 나무 밑에 불을 피우고 죽을 끓였다. 그런 다음 나무 아래 구덩이를 파고 어머니를 묻었다. 구덩이에 묻으며 어머니에게 말했다.
“내가 하늘에게 이 돼지의 임자가 누구인지 알려 달라고 말하면 교활한 사람이라고 말하세요.”
그때 힘센 사람이 왔다. 교활한 사람이 힘센 사람에게 말했다.
“하늘에게 물어보자. 하늘이 우리 중 누가 돼지의 임자인지 알려 줄 거야.”
“하늘이시여! 우리 둘 중 누가 돼지 임자인지 알려 주십시오!”
그러자 나무뿌리 아래에서 소리가 났다.
“교활한 사람이 돼지 임자다!”
−<교활한 사람과 힘센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