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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치인 이야기
ISBN : 9791128831386
지은이 : 미상
옮긴이 : 엄순천
쪽수 : 344쪽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8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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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축치인은 베링해부터 인디기르카강까지 그리고 북빙양부터 아나디르강과 아뉴이강까지 굉장히 넓은 지역에 걸쳐 거주하는 소수민족으로 2010년 러시아연방공화국 인구조사에 의하면 1만 5908명이 생존해 있다. 축치인은 축치어와 러시아어를 주로 사용하는데 축치어는 계통상 고아시아어에 속하며 코랴크어, 케레크어, 알류토르어, 이텔멘어와 친족 관계다.
축치인의 초기 신앙은 애니미즘으로 태양, 달, 별, 숲, 물, 바위 등 모든 자연물과 순록, 곰, 늑대, 까마귀 등 모든 동물에게 영혼이 있다고 믿었다. 축치인은 전통 신앙을 귀걸이, 완장, 구슬이 달린 벨트 모양의 목걸이 등의 호신부(護身符) 혹은 호부(護符)를 통해 표현한다. 축치인 노인들은 삶의 조건이 극한에 처할 때 특히 사냥물이 적어 식량이 모자랄 때 스스로를 돌볼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다른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자발적 죽음을 택한다. 이런 조건에서는 노인뿐만 아니라 중병에 걸린 젊은 사람들도 이 자발적 죽음을 택하는데 이들의 숫자가 노인에 비해 결코 적지 않다. 자발적 죽음을 택하는 노인들과 젊은 사람들은 직접 죽을 시기를 정하며 그들의 요구에 따라 가까운 친지가 죽이기도 한다.
이 책에는 어느 날 흰옷을 입고 눈 위에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자가 못된 짓을 일삼는 페옉티를 찾아가서 응징하는 이야기 <흰옷 입은 남자>, 바다와 툰드라로 사냥을 나갔던 형들이 차례로 죽자 막내가 형들을 죽인 적들을 찾아내어 복수를 하면서 툰드라와 바다에 평화가 찾아온다는 이야기 <일곱 형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아내에 대한 분노로 아내를 죽이기 위해 벌레를 길렀는데 오히려 자신이 그 벌레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남편의 이야기 <자신이 기른 벌레에게 죽임을 당한 남자>, 욕심 많은 형과 착한 동생 이야기로 동생을 가련히 여긴 무지개 정령이 동생에게 복을 내리고 형을 벌한다는 내용의 <바다 무지개> 등 축치인 설화 마흔일곱 편이 실려 있다.

200자평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여러 민족의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의미 있는 곳, 시베리아. 지역의 언어, 문화, 주변 민족과의 관계, 사회법칙, 생활, 정신세계, 전통 등이 녹아 있는 설화. 시베리아 소수민족의 설화를 번역해 사라져 가는 그들의 문화를 역사 속에 남긴다.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시베리아 설화가 그리스 로마 신화나 북유럽의 설화에 조금은 식상해 있는 독자들에게 멀고 먼 시베리아 오지로 떠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도와주길 기대한다.

옮긴이 소개

러시아어학 박사다. 현재 성공회대 외래교수로 재직 중이며 시베리아 소수민족 언어 및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 중이다. 저서로 ≪잊혀져가는 흔적을 찾아서: 퉁구스족(에벤키족) 씨족명 및 문화 연구≫(2016), 역서로 ≪북아시아설화집 3: 나가이바크족, 바시키르족, 쇼르족, 코미족, 텔레우트족≫(2015), ≪예벤키인 이야기≫(2017) 등이 있다. 연구 논문으로는 <중국 문헌 속 북방지역 소수종족과 퉁구스족과의 관계 규명: 순록 관련 기록을 중심>(2018), <에벤키족 음식문화의 특성 분석 − 인문지형학, 인문경제학, 민속학적 관점에서>(2017) 등이 있다.

차례
동물 이야기

엄마의 복수를 갚은 아칸니카이
아내를 구하러 나선 수캐
흰 암곰과 결혼한 청년
곰과 함께 겨울잠을 잔 목동 티네시킨
순록 사육인이 되고 싶었던 갈색 곰
늑대의 자식 교육법
해마의 아내들
괴물 독수리에게서 아내를 구해 온 요나뵤츠긴

지혜롭고 용감한 축치인 이야기

공을 가지고 노는 여인
큰어머니를 구한 아이
용감한 에이구스케이
자신이 기른 벌레에게 죽임을 당한 남자
흰옷 입은 남자
레켄 집안의 식인 풍습을 없앤 무틀류비
바다 무지개
물집투성이 청년
이상한 노인
가련한 카차프
일곱 형제
못된 코랴크인을 응징한 쿤렐류
벨리비넬레비트와 형제들
러시아 상인들과 럅틸레발의 전쟁
순록을 무기로 사용하는 반카치코르
엄마를 되찾아 온 키예긴
벌레로 적을 물리친 오먀야크
에스키모인에게 아버지를 잃은 초마락티기르긴
흉포한 무사 켈리예프와 청년
새의 말을 알아듣고 싶은 엄마
곰을 모르는 청년
신출귀몰한 키틴카프
욕심 때문에 죽음을 자초한 큰아버지
날렵한 악바프라르키
천상 세계에 잡혀갔다 온 청년
아내를 떠났다 되돌아온 쿠이키네쿠
장난감으로 만들어진 사람들
해협이 만들어지다

샤먼 이야기

이키추린스키, 콜류친스키, 나우칸카
럅클랴볼과 고아 샤먼
죽은 아들을 살려 낸 샤먼
악령을 혼내 준 샤먼 킥바트
꿈속에서 샤먼이 되는 사람

악령 이야기

늑대 대장이 된 할아버지 카이마치캄
악령 석상
사냥꾼과 악령
순록 사육인과 악령
온천 마을에서 온 남자와 북쪽 지방에서 온 남자
목동 이이누비예

해설
옮긴이에 대해

책 속으로
밖으로 나가서 하늘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도대체 내 공을 뭐로 채우면 좋단 말이냐? 그래, 하늘에 있는 별을 모조리 가져와서 채우면 되겠군!”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모조리 잡아 와서 집으로 들어가 공 안에다 흩뿌렸다. 일을 다 끝내고 밖으로 나갔더니 하늘에는 별도, 달도, 태양도 없었다. 사방에는 어둠뿐이었다. 여인이 말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공을 하늘 위로 던져 볼까?”
금방 사방이 밝아졌다. 그런데 공이 땅으로 떨어지면 다시 사방이 어둠의 적막에 휩싸였다. 공을 위로 던지면 밝아지고 여인이 손으로 잡으면 어두워졌다. 놀이가 끝났다. 여인이 공을 가지고 집 안으로 들어가니 주위는 한 치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어두워졌다.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무슨 일인지 짐작조차 못 한 채 그저 두려움에 몸을 떨 뿐이었다.
-<공을 가지고 노는 여인>

순록 한 마리가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순간 세상에! 순록의 귀에서 어린아이가 튀어나왔다. 할아버지는 아이를 집으로 데려가서 할머니에게 건넸다.
“이 아이를 키웁시다. 순록의 귀에서 나왔소. 되도록 빨리 키웁시다.”
할머니는 아이를 키우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순록과 함께 있다 집에 돌아오면 어김없이 할머니에게 물었다.
“그래 아이는 얼마나 자랐소?”
그러지 않아도 아이는 벌써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매우 빨리 자랐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순록을 돌보러 나가려는데 갑자기 아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그 소리가 점점 커졌다. 할아버지가 아이를 달래기 시작하자 순록들이 집 반대쪽으로 달아났다. 그 순간 주위를 둘러보니 집도, 할머니도 없었다. 아뿔싸! 아이가 모든 것을 먹어 치운 것이었다. 아이는 소리를 지르면서 할아버지에게 욕을 퍼부었다. 당황한 할아버지는 아이를 낳은 순록을 죽였다. 그런데 아뿔싸! 아이가 그 자리에서 순록을 허겁지겁 남김없이 먹어 치우는 것이 아닌가!
“먹고 싶어!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파! 먹을 걸 내놔!”
할아버지는 계속하여 순록을 죽였다. 결국 순록을 다 죽였고 아이는 다 먹었지만 여전히 배고픔에 허덕였다. 이제 남은 건 할아버지뿐이었다. 결국 아이는 할아버지를 쫓아오기 시작했다. 이 아이는 아무리 먹어도 배고픔에 허덕이는 악령이었다.
-<늑대 대장이 된 할아버지 카이마치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