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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규 시선 초판본
ISBN : 9788966802586
지은이 : 고석규
옮긴이 :
쪽수 : 196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2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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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초판본 한국시문학선집’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고석규의 시는 1950년대 우리 시를 논의하는 일반적 기준인 전통파(서정파), 언어파(실험파), 현실파의 시적 경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독특한 관점에서 이루어져 왔다. 그의 시는 당대의 여느 시인들이 전란이 할퀴고 지나간 초토화된 현실의 충격으로부터 도피하거나, 언어의 왜곡을 통한 풍자와 직접적인 현실 대응 등의 외면 지향성을 드러낸 것과는 달리, 전후 현실의 참담함과 절망적 상황을 내면 의식을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시적 면모를 보인다. 전후 세대 시들은 불행한 역사와 전쟁의 폐허 위에서 출발했다. 그들은 폐허를 헤집고 다니면서 그래도 무언가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고 찾는 노력은 애초부터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그들은 화전민 의식을 갖고 새로운 경작지를 개척하고자 했지만, 이러한 개척 의지는 막연한 지향점에 불과했으므로 대부분의 시인들은 부정·소외·단절·퇴폐·절망 등의 자기 방기적(放棄的) 성격을 드러내기에 급급했던 것이 사실이다.
고석규의 시는 이와 같은 50년대의 정신사적 흐름 속에서, 폐허와 상실의 정서를 관념적·추상적으로 바라본 것이 아니라 체험적 육화를 통한 리얼리티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다시 말해 지성과 감성을 하나로 종합하는 체험의 가능성, 즉 종합적 체험의 추구를 현대시의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그의 시는 1950년대 비평을 존재론적 차원에서 새롭게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신사적 궤적이 된다는 점에서 하나의 커다란 문학사적 의미를 지닌다. 특히 관념의 영역 속에서 모더니티의 탈을 쓰고 실험적 기법을 동원해 보거나, 전통적 서정시의 영역 속으로 함몰해 버린 일군의 시인들과는 달리, 기법적·소재적 차원이 아닌 인간의 실존적 차원에 관심을 기울여 존재 탐구의 시를 썼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그의 비평들이 어느 정도 외래 지식의 원론적인 수용 및 그 적용에 관계될 수밖에 없는 다소 인위적인 글쓰기 방식이라면, 그가 쓴 시들은 오히려 시 장르 자체의 본질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1950년대의 현실적 체험과 아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에세이적 글쓰기로 명명되는 그의 비지시적 언어관은 상징과 비유 등의 수사법을 기교의 차원에서 이해하지 않고 존재론적 차원에서 해명하고자 한 것으로, 그의 비평가적 위상은 바로 시정신에서 발현되었음에 틀림없다. 이러한 점을 볼 때 50년대 시사에서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그의 시는, 50년대 비평사를 새롭게 쓰는 데는 물론 50년대 문학사의 방향성을 수정하는 데에도 중요한 전기(轉機)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고석규는 1950년대, 그 황폐하고 절망적인 시절을 이겨 내지 못하고 26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하고 말았다. 10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기를 통해 다섯 권 분량의 책을 묶어 낼 만큼, 그의 활동은 왕성했고 문학적 역량 또한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가 요절하지 않았다면 우리 현대문학사의 지형도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는 항간의 말들은 결코 과장된 평가로 폄하되어서는 안 된다. 그의 문학은 저 신산했던 50년대가 저물면서 끝이 났지만, 그가 남긴 문학적 유산과 정신은 그대로 이어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아직은 그의 시 세계가 ‘여백’으로 남아 있지만 그 속에 ‘존재’의 의미가 더욱 구체적으로 채워진다면, 앞으로 1950년대 우리 시 문학사를 새롭게 기술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가 생전에 꿈꾸었던 ‘여백의 존재성’임에 틀림없다.

200자평
1950년대는 한국전쟁으로 시작된 사회의 총체적 혼란기였다. 전쟁에 의한 참혹한 피해와 정신적 상처는 막대했고, 이를 복구하는 것이야말로 당면한 최우선의 시대적 과제였다.
비평가이자 시인이었던 고석규는 1950년대라는 무참한 폐허의 공간과 삶의 한계성에서 비롯된 실존의 의미를 역설적으로 형상화했다. 이제는 그 시대 문학 연구에서 그를 제외해 버리면 미완의 문학사가 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 되었다.

지은이 소개
고석규(高錫圭, 1932∼1958)
1932년 9월 7일 함경남도에서 태어났다. 그는 1956년 3월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1958년 3월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자마자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로 발령을 받았는데, 4월 19일 심장마비로 인해 26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대학 재학 시 손경하·하연승·김일곤·홍기종·장관진 등과 함께 동인 활동을 활발히 해 ≪신작품(新作品)≫, ≪시조(詩潮)≫, ≪시 연구(詩硏究)≫, ≪부산 문학(釜山文學)≫ 등의 동인지를 펴냈고, 1954년에는 김재섭과 함께 2인 공저 ≪초극(超劇)≫을 간행했으며, 1957년 ≪문학예술(文學藝術)≫에 평론 <시인의 역설>이, 1958년 ≪현대문학≫에 그가 남긴 유고 <시적 상상력>이 연재되기도 했다. 고석규는 1950년대라는 무참한 폐허의 공간과 삶의 한계성에서 비롯된 실존의 의미를 역설적으로 형상화한 비평가이자 시인이다.
그의 문학에 대한 연구는 유고 평론집 ≪여백의 존재성≫(지평, 1990)이 출간되면서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고, 1993년 ≪오늘의 문예비평≫ 동인들에 의해서 ≪고석규 유고 전집≫(총 5권)이 간행됨으로써 그의 문학에 대한 온전한 평가와 문학사적 자리매김이 모색되었다. 1950년대 한국 문학사, 특히 비평문학을 정리하는 가운데 결코 지나쳐 버리거나 폄하되어서는 안 될 그의 문학적 면모는, 그가 걸어온 ‘미완의 문학적 행로’만큼이나 구석진 곳에 묻혀 있었다. 그런데 ≪오늘의 문예비평≫ 동인들의 집중적인 노력과 그를 아끼던 은사, 친우 등의 애정 어린 관심 속에 그가 남긴 문학적 성과는 비로소 전모를 드러내면서 문단 안팎의 적지 않은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제는 1950년대 문학 연구에서 그를 제외시켜 버리면 미완의 문학사가 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 되었다. 따라서 그의 문학 세계는 1950년대 한국 문학사를 새롭게 쓰는 데 중요한 밑바탕이요 근원이 되는 의미심장한 문학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

차례
序詩 ························3
展望 ························4
終列 ························6
飾花 ························8
幽閉 ························9
길 ·························10
盤 ·························11
時間 ························13
破鏡 ························14
暗域 ························16
絶橋 ························18
夜原 Ⅰ ······················20
江 ·························21
1950年 ·······················23
轉身 ························26
前夜 ························28
二月 ························30
沿岸 Ⅲ ······················31
저녁에 헤엄치는 고기들 ···············33
어머니 ·······················34
斷章 ························35
房 ·························36
柘榴花 ·······················37
像 Ⅰ ·······················39
鎭魂 ························40
魅惑 ························41
자전거 ·······················42
白晝 ························44
窓莫 Ⅱ ······················45
懲花 ························46
봄 ·························48
꿈 ·························49
訣送 ························50
故鄕 ························51
變幻 ························52
糾問 ························54
自畵像 ·······················55
媚失 ························57
슬픈 從女 ·····················59
코스모스 抒情 ···················60
墓銘 ························62
十月 ························64
羚 ·························65
影像 ························66
울음 ························68
浸潤 ························69
十一月 ·······················71
별 ·························72
구름 ························74
女王 ························75
떠나온 날 ·····················76
나에게 그날을 다오. ·················77
四月賦 ·······················78
餘題 ························80
나의 생각 ·····················82
暮景 ························84
遠景 ························85
죽음 1 ·······················87
죽음 2 ·······················89
廢墟에서 ······················91
蛇陣 ························92
나의 饗宴 ·····················94
海愁 ························96
저녁때 ·······················97
가을은 가다 ····················98
南海에서 ·····················100
나는 너를 ·····················102
나 아니 살 넓은 나라 ················104
傳說 ·······················106
달 가는 밤 ·····················107
花紋 ·······················108
고향 산 ······················110
颱風 ·······················113
漂魂 ·······················115
夜思曲 ······················116
幻想 ·······················118
작은 靈魂이 가는 길에 ···············120
埋魂 ·······················121
默示의 밤 ·····················122
바다의 薔薇 ····················123
우리네 鄕愁 ····················126
한동안 너를 ····················127
詩友에게 ·····················129
古夢 ·······················131
懺悔 ·······················132
饌物 ·······················133

해설 ·······················135
지은이에 대해 ···················165
엮은이에 대해 ···················167

책 속으로
불 보리.
저 바다의 불 보리.
수없이 내흔드는 피묻은 바다의 色旗를 보리.

우리와 같은 우리와 같은 목숨의 해적임.
출렁이는 바다의 火傷을 보리.
-<序詩>

불꽃을 흘리며 온다.

나의 걸음은 피빛이 되어
어디로 가는가.

끝내 凍結된 나의 집은
어찌하여 나의 어디메에도
보이지 않는가.

가느다란 音聲과
그 소리 하는 自由를 許諾할 것인가.

아로새긴 눈과 눈의 이슬만을
나는 믿어도 좋은가.

바람비 속에서도
아름다운 繡繒의 그림자 속에서도

우리는 어찌하여
가는 約束을 어기지 못할까.

불꽃을 흘리며…
별 없는 地平線 가으로
또다시 너의 모두가 사라지는 동안

내 凍結에도 달빛이 왔으면
파아란 파아란 달빛이 왔으면.
-<前夜>

우리네 鄕愁는
마른 땅에 바람처럼 날리어

우리네 鄕愁는
불사른 집터에 날아가느니

예진 날 밝은 빛이 서로 반가워
부여안고 울어 볼

어머님 사랑을 알고 모른
孤兒처럼 가난한 우리네 鄕愁

冷冷한 달빛이 바다로 오는
슬픔의 港口에서 부르는 노래

아—
孤兒처럼 가난한 우리네 鄕愁
-<우리네 鄕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