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북스 아티클
박상재 동화선집
ISBN : 9788966806751
지은이 : 박상재
옮긴이 :
쪽수 : 230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3년 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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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화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동화작가와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7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평론가의 수준 높은 작품 해설이 수록됐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화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와 해설을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1981년 문단에 나온 이후 지금까지 꾸준하게 동화를 창작해 온 박상재 동화문학의 특징은 ‘환상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환상성’이라는 표현만으로 그의 문학을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하다. 박상재가 추구한 환상성은 허무맹랑한 상상과 감성의 유희가 아니라 그 시대의 모순에 대응하는 치열한 시대정신의 표출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시대정신과 문명 비판 의식을 ‘환상’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표현해 낸 작가라고 말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2000년 이후부터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자연 친화적인 소재를 활용한 생태 문학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상재의 동화 <꿈꾸는 대나무>는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시대성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박상재의 시대정신이 함축되어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참새들이 대나무를 놀려 대는 내용은 아주 상징적이다. 꽃을 피우지 못한다는 것에서부터 ‘평생 푸른 옷 한 벌을 가지고 사는 가난뱅이’, ‘감나무처럼 열매도 맺지 못하는 못난 것들’까지 이어진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참새들의 논리에 넘어가지 않으려고 애쓰던 대나무들도 서서히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에 회의를 품기 시작한다. ‘들길에 버려진 하찮은 풀들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데 우린…’이라며 자괴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작가는 왕대나무의 입을 통해 대나무의 ‘꿈’을 말해 준다.
한국의 아동문학은 그 초창기부터 강한 목적성을 지니고 있었기에 목적성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한국 아동문학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육당과 소파의 아동문화운동은 ‘일제하에서의 민족 정체성 찾기’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아동문학의 초창기에 가졌던 목적성을 바로 한국 아동문학의 정체성으로 치부해 버릴 수는 없다. 그것은 시대의 산물이지 문학의 본질이라고 하기엔 부족하기 때문이다.
박상재의 동화는 환상성 추구라는 동화문학이 지닌 문학적, 미학적 본질을 함유하고 있으면서, 그와 동시에 시대와 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정신을 내포하고 있음은 물론 생태 문학의 특징도 지니고 있다. 이는 한국 아동문학의 전통을 계승함과 동시에 새로운 시대적 흐름과 요구에 충실하며, 더 나아가 미래에 대한 전망까지 함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박상재 동화가 한국 아동문학의 흐름 가운데 개성적 자리를 확보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200자평
박상재는 시대정신과 문명 비판 의식을 ‘환상’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표현해 낸 작가다. 그의 동화는 환상성 추구라는 동화의 문학적, 미학적 본질을 함유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시대와 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정신을 내포하고 있음은 물론 생태 문학의 특징도 지니고 있다. 이 책에는 <꿈꾸는 대나무> 외 14편이 수록되었다.

지은이 소개
박상재는 1956년 전북 장수에서 출생했다. 전주교육대학을 졸업했다. 1979년부터 ≪전북신문≫에 <꽃씨 봉투>를 시작으로, ≪서울신문≫에 <진달래꽃>, <잃어버린 마을>, ≪경향신문≫에 <살쾡이 야요>, <가을하늘은 왜 파랄까> 등을 발표하며 동화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성균관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과정 국어교육 전공, 단국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며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원숭이 마카카≫로 새벗문학상 장편 동화 부문, 1984년 <꿈꾸는 대나무>로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했다. 1993년 ≪통일을 기다리는 느티나무≫로 한국아동문학상, 2002년 ≪한국 동화문학의 탐색과 조명≫으로 방정환문학상, 2012년 ≪도깨비가 된 장승≫으로 제7회 박경종아동문학상을 받았다.

차례
작가의 말

꿈꾸는 대나무
물새가 된 조약돌
그 늑대는 어디로 갔을까
징검다리
향기 나는 종소리
표주박 아저씨
청자귀형수병
술 끊은 까마귀
고무신 한 짝
허수아비가 된 게으름쟁이
너구리 구름
불새가 된 솟대
도깨비가 된 장승
큰 우물과 두레박
홍시

해설
박상재는
이도환은

책 속으로
“그동안 내가 일부러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만 오늘은 할 수 없이 이야기를 해 주어야겠구나. 우리 대나무들도 큰 뜻을 품고 오래오래 살다 보면 꽃을 피우고 단단한 열매도 맺게 되는 날이 온단다.”
“그게 정말이셔요? 할아버지.”
솜대나무가 기쁨에 들뜬 소리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리 좋아할 일만은 못 되지. 꽃이 피었다 지면 대개가 시들시들 말라 죽게 되니까.”
그 말을 듣고는 환해져 있던 대나무들의 표정이 갑자기 시무룩해졌습니다.
“아마 올 여름쯤엔 우리들 중 누군가가 꽃을 피울 수가 있을 게다. 생각이 깊고 가슴속에 큰 뜻을 품고 사는 대나무는 꽃을 피울 수가 있지.”
이런 이야기들 들은 대나무들은 깜짝 놀라는 표정들이었습니다. 단 두 그루의 젊은 대나무들을 빼놓고는 말입니다.
“아니, 우리들 중 누가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거야. 어쩌면 왕대 할아버지일지도 몰라. 그래 연세도 많고 아는 것도 많은 왕대 할아버지가 틀림없을 거야.”
이렇게 생각한 갓대는 갑자기 왕대나무가 불쌍하게 되었습니다.
“왕대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다는 건 생각만 해도 슬픈 일이어요. 그러니 꽃은 피우지 마세요.”
그러자 왕대나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갓대야, 걱정해 주니 정말 고맙구나. 하지만 꽃을 피우는 일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 줄 아니? 마음속에 언제나 아름다운 꿈을 담고 그 꿈을 좇으며 살아가는 대나무는 나이와 관계없이 꽃을 피울 수가 있단다.”
“하지만 죽는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어요.”
퉁명스러운 검정대의 이야기를 듣고 왕대나무가 다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름다운 꿈과 커다란 희망을 품고 자라는 대나무들은 죽음이 결코 두렵지만은 않단다.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닌걸.”
그때부터 대나무들 중에는 아름다운 꿈을 가지고 자라나는 젊은 나무들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꿈꾸는 대나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