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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동화선집
ISBN : 9788966807123
지은이 : 박재형
옮긴이 :
쪽수 : 302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3년 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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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화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동화작가와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7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평론가의 수준 높은 작품 해설이 수록됐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화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와 해설을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박재형은 현대 아동문학의 중견 작가이자 제주가 만든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그는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 제주 설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야기를 쓴다. 그의 작품 창작 방향을 크게 나눌 때 아픈 역사와 서민들의 삶과 애환 그리고 설화라고 보면, 여기 수록된 이야기들은 가족과 함께하는 의미와 삶의 흔적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역사의 흔적에 대한 작가의 의도적인 관심과 노력들을 발견해 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민초들의 고단했던 삶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작품들을 읽다 보면 박재형의 문학에서는 애써 아름답게 보여 주려는 꾸밈과 가식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고, 누구나 살아가면서 보통으로 겪는 일을 소재로 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질 듯한 삶의 구석구석을 찾아내서 밝히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어떻게 세상을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왜 살아야 하는지를 밝히는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고난을 이겨 내는 힘과 용기를 받는다.
이렇게 박재형의 문학은 응어리진 상처를 보듬고 품어 주는 데 아낌이 없다. 또한, 삶의 의욕을 상실한 사람들에게 가족이란 무대 위에서 삶의 흔적을 찾게 만든다. 아픔과 슬픔을 치유하는 처방전이 곧 그의 문학 세계이자 그가 꿈꾸는 삶의 전부다.

200자평
박재형은 1983년 <달나라가 그리운 토끼들>로 제11회 아동문예 신인상을 받아 제주 거주 도민 1호 아동문학 작가로 등단하게 되었다. 그는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 제주 설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야기를 쓴다. 이 책에는 <춤추는 해님>을 포함한 19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지은이 소개
박재형은 1951년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1983년 ≪교육자료≫에 투고한 동화가 3회 추천 완료를 받았고, 그해 12월에 <달나라가 그리운 토끼들>로 제11회 아동문예 신인상을 받았다. 1985년 <장닭과 화가 아저씨>로 제14회 기독교아동문학 신인상에 당선되었다. 제주도를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지켜 내어 이여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여도를 찾는 아이들>을 써 응모해 10회 계몽아동문학상에 당선되었다. 제주 역사나 설화를 동화(소년소설) 속에 담아 ≪검둥이를 찾아서≫, ≪누렁이를 삼켜 버린 안개산으로≫, ≪하늘나라 꽃밭지기≫, ≪다랑쉬오름의 슬픈 노래≫ 등을 펴냈다. 앞으로도 제주 역사를 알리는 작업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차례
작가의 말

장닭과 화가 아저씨
들꽃
울다가 웃으면
탑돌이
미운 할머니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
새엄마와 전복죽
난쟁이네 집
날개를 단 아이들
마지막 항해
미운 아빠
빛바랜 사진 한 장
어머니의 초상화
이웃집 아주머니
짜장면
초코파이
춤추는 해님
갯머리 할머니네 점순이
제주 올레

해설
박재형은
김영관은

책 속으로
1.
“아저씨, 전요. 다시 그림 속에 들어가지 않고 아저씨랑 고향으로 내려가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안 될까요?”
하며 꿈이라도 꾸는 것처럼 황홀한 표정으로 화가 아저씨를 조르는 것이었습니다.
“안 돼!”
화가 아저씨는 성이 나서 큰 소리를 치고 말았습니다.
커다란 행복을 얻기 위해 도시로 왔는데, 이대로 다시 시골로 돌아갈 순 없었습니다.
“넌 내 마음을 몰라! 어서 네 자리로 들어가!”
화가 아저씨는 눈을 부라리며 장닭을 꾸짖었습니다.
“그럼, 할 수 없지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장닭은 슬픈 눈빛으로 힘없이 그림 속 제자리로 날아갔습니다.
그런데, 화가 아저씨의 가슴이 갑자기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난한 고향이 싫어 도시로 온 후, 오랫동안 고향을 잊고 살아왔습니다. 빨리 출세해서 돈을 벌어야 하겠다는 욕심으로 그림을 그렸지만 아저씨의 그림이 점점 빛을 잃고 있다는 걸 자신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그림을 그리려 해도 애써 그린 그림은 늘 아저씨를 깊은 수렁으로 끌어내렸습니다.
문득 지금까지 이 도시의 닭들처럼 꿈과 노래를 잃고 허수아비처럼 살아왔다고 느껴졌습니다.
화가 아저씨는 장닭이 들어간 시골집 그림을 정신없이 쳐다보았습니다.
-<장닭과 화가 아저씨> 중에서

2.
마음이 무거웠다. 새벽 예불을 드리면서도 아이의 파란빛 도는 얼굴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탑돌이를 하는 아이 어머니의 얼굴도. 청제 스님은 자꾸 불경을 틀리게 외었다. 아이의 얼굴이 떠나지 않아서 자꾸 분심이 생겼다. 그리고 불단에 앉은 부처님의 얼굴이 웃는 게 아니고 화를 내는 것 같았다. 청제 스님은 불경을 틀리게 외워서 부처님이 화가 났나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불경을 외웠지만 연거푸 틀렸다. 가슴이 텅 빈 것 같았다.

‘왜 내가 그 생각을 못했지. 아파서 죽어 가는 어린아이를 살리는 것보다 더 좋은 방생이 어디 있나. 잘 사는 고기를 괴롭히면서 잡아다가 놓아주는 것이 무슨 공덕이 되겠나. 차라리 비싼 고기를 사는 값으로 어린아이의 생명을 살린다면 그것이 정말 부처님이 좋아하시는 일이야.’
청제 스님은 이런 생각을 하며 부처님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런데 부처님이 청제 스님을 내려다보면서 싱긋 웃고 있었다.
-<탑돌이> 중에서

3.
“할아버지, 조심행 다녀옵서(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알았저. 조심하마.”
“고기도 많이 잡앙옵서예(잡아오세요).”
“알았다. 가다가 이여도를 만나면 거기서 살켜. 살기가 좋다니까 돌아왕(와서) 너의 엄마 고생시킬 필요가 없지.”
할아버지는 이여도를 떠올리며 농담을 하셨다. 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을 거라고 믿는 섬 이여도는 죽어야 가는 섬이었다. 에덴동산처럼 행복한 곳이라고 알려진 이여도는 배를 타는 사람들에게는 꿈의 섬이다. 그렇지만 한번 가면 돌아오지 못하는 그곳은 죽은 사람들이 머무는 섬이 틀림없었다.
-<마지막 항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