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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안나 동화선집
ISBN : 9788966807659
지은이 : 선안나
옮긴이 :
쪽수 : 206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3년 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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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화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동화작가와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7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평론가의 수준 높은 작품 해설이 수록됐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화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와 해설을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이 선집에 실린 동화들은 작가의 초기 작품들이다. 보통 뜻을 세운 일을 시작하는 이의 열정은 맑고 뜨겁다. 마찬가지로 이 작품들에서 작가의 맑고 뜨거운 열정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아동문학이란 넓고도 깊은 장(場) 안에서 작가가 가고자 하는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유추할 수 있다. 맑고 뜨겁게 작가가 탐색했던 지향점은 ‘소중한 나 찾기’다. 이는 작가의 세계관과 어린이의 어린이다움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과정이었을 것이며 또한 당시 거대 서사에서 미시 서사로 전환되던 시대의 배경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소중한 나 찾기’를 위해 작가는 우선 자신의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돌보라고 말한다. 기름진 토양에서 뿌리를 내리고 돌보기는 쉽다. 그러나 현실은 누구에게나 기름진 토양을 제공하진 않는다. 작품 속 주인공들이 처한 현실 또한 기름진 토양과는 거리가 멀다. 어떤 식으로든 자기 삶의 조건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것이다. “종일 햇볕 한 자락 들지 않는 구석방”에서 일 나간 누나를 기다려야 하고('길 잃은 페르시아 왕') “연탄재와 쓰레기가 뒹구는 좁은 골목” 안의 어두컴컴한 집에서 날마다 어머니의 재봉틀 소리를 들어야 한다('먼 나라에서 온 손님'). 이런 물리적인 환경의 소외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기도 하고('세상에서 단 한 사람') 동네 변소를 도맡아서 푸는, 동네 머슴인 아버지로 인해 제대로 대접 받지 못하고('꽃담') 마음을 나눌 동무조차 얻을 수 없는('꽃샘 눈 오시는 날') 심리적 소외를 겪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작가는 안이한 봉합으로 메우려 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에게 내면의 힘을 축적하라고 말한다. 이 내면의 힘으로 주인공들(어린이들)은 앞으로 닥쳐올 거대 세계에 맞설 수 있다. 그 내면의 힘 기르기를 작가는 ‘뿌리 내리기’로 이야기한다.
선안나의 초기 작품들은 소중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찾아낸 치열한 탐구의 결과물들이다. 현대 어린이들의 일상을 예리하게 파악해 어린이들이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 그것을 진지하게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시작하는 자의 맑은 정신과 뜨거운 마음으로 그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내면의 힘을 기르라고, 소중한 자신을 찾아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라고 가만히 속삭인다.

200자평
선안나는 1990년 새벗문학상을 받았고, 199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동화작가가 되었다. 작가가 탐색했던 지향점은 ‘소중한 나 찾기’다. 그는 맑은 정신과 뜨거운 마음으로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내면의 힘을 기르라고, 소중한 자신을 찾아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라고 가만히 속삭인다. 이 책에는 <나는 내 친구>를 포함한 17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지은이 소개
선안나는 1962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1990년 <길 잃은 페르시아 왕>으로 새벗문학상에, 이듬해 <꽃샘 눈 오시는 날>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동화작가가 되었다. 첫 장편동화 ≪이삭이와 콩점이≫ 발행을 시작으로, 그림책을 포함해 매해 책을 꾸준히 펴냈고 각종 지면에 발표도 많이 했다. <길 잃은 페르시아 왕>으로 한국어린이도서상 문학부문 특별상, ≪용이 사는 마을≫로 세종아동문학상, ≪삼거리 점방≫으로 한국아동문학상, <투명 까마귀>로 제1회 열린아동문학상을 받았으며 국제아동도서협의회(IBBY)에서 ≪삼거리 점방≫을 ‘Outstanding Books for Young People with Disabilities 2007’로 선정했다.

차례
작가의 말

길 잃은 페르시아 왕
꽃샘 눈 오시는 날
하늘의 연못
먼 나라에서 온 손님
바구니 속의 축복
부처님 여기 계셨군요
겨울날의 동화
나는 내 친구
바위와 사과나무
꽃담
밝음이 드디어 문을 열다
그림 속의 문
혼자 걷는 신발
숨박골 으뜸이
아기 도깨비 두루
세상에서 단 한 사람
나는 나

해설
선안나는
이은주는

책 속으로
1.
“아저씨, 아저씨는 왜 매일 여기 와? 아저씨네 집은 어디야?”
왕은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러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목소리를 낮추며 소곤거립니다.
“너한테만 알려 줄게. 난 페르시아의 왕이란다.”
“페르시아가 어디야?”
“내가 다스리던 나라야. 모래바람이 좀 불긴 하지만 멋진 나라지.”
“아저씨가 왕이면 부하도 있겠네.”
“그렇구말구. 수만 명이나 되는 부하들을 데리고 전쟁도 했는걸. 말을 타고 달리면서 긴 칼을 휘두르면, 그리스 군은 맥없이 나가떨어졌지. 낙엽처럼 말이야.”
신바람이 나서 이야기하는 왕의 얼굴이 환하게 빛납니다. 아이도 넋을 잃고 페르시아 왕의 이야기 속에 빠져듭니다.
그러다 아이는 궁금해집니다.
“아저씨, 그런데 아저씨는 왜 거지가 되었어?”
“길을 잃었거든, 페르시아로 돌아갈 수가 없어….”
-<길 잃은 페르시아 왕> 중에서

2.
“네가 금방 믿기는 어렵겠지만, 내 말은 진짜란다. 늙은 도깨비가 네 속에서 끊임없이 속삭이는 거야. 싸우지 마라, 떠들지 마라, 웃지 마라, 남들이 안 하는 일은 너도 하지 마라, 모험은 더욱 하지 마라….”
“….”
“어른들은 너를 칭찬하지.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라고 말이야. 그렇지만 너는 점점 하고 싶은 행동을 마음대로 못 하고, 모든 게 조심스럽고, 신나는 일도 없고, 그렇지 않니?”
맞아. 어른들은 나보고 예의 바르고 착한 아이래. 전에는 그 소리가 듣기 좋더니, 지금은 꼭 그렇지만은 않아. 뭐랄까, 목까지 꼭꼭 잠근 옷을 입은 것 같은… 어색하고, 답답하고, 벗어 버리고 싶은 느낌.
외삼촌이 일깨워 주기 전에는 내가 그런 느낌에 짓눌려 있었다는 것조차 몰랐지만 말이야.
-<하늘의 연못> 중에서

3.
순간, 엄마는 깨달았다.
건물의 담벼락 사이에 붙박혀 있는 문만 문이라 여겼던 엄마 생각이 얼마나 좁고 답답한 것이었나를.
동이 너에겐 이 세상 전체가 무한한 가능성을 향해 열린 문이었고, 그 문을 통해 너는 자유롭게 우주를 만나고 있었던 것을….
-<그림 속의 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