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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사섭 동화선집 초판본
ISBN : 9788966807437
지은이 : 윤사섭
옮긴이 :
쪽수 : 240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3년 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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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화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동화작가와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7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평론가의 수준 높은 작품 해설이 수록됐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화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와 해설을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윤사섭의 동화를 읽으면 순수하고 긍정적인 겨레 정서가, 그리고 그런 이슬 같은 얼을 고이 받으며 자란 동심이, 바로 오늘의 겨레 중흥을 일으킨 원동력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박경용은 ≪달님과 송편떡≫에 실린 <꿈의 ‘사슴’, 뜨거운 ‘사슴’− 윤사섭 씨의 인간과 문학>에서 윤사섭의 동화를 심리 묘사에 치중한다, 작품들에 부각되는 아동상이 하나의 고정상에 가깝다, 작품의 분위기가 밝다고 평했다.

윤사섭의 동화들은 주제가 뚜렷하지만, 그 주제를 풀어내는 방법이 완곡한 데다 아주 나지막한 어조로 들려주기 때문에 독자의 듣는 자세(마음가짐)에 따라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목소리가 크다고 그 내용이 강한 것은 아닌 법이다. 그렇지만 큰소리쳐야 귀를 기울였던 우리 사회의 병폐가 문학에도 깊이 스며든 게 현실이다. 그 탓에 윤사섭 동화의 주제의식은 드러나지 못하고, 곱고 여린 분위기만 알려졌다.

그 시대에 윤사섭만큼 동화라는 맑은 음성을 통해 일관되게 바른 소리를 내어 온 작가는 드물다. 몸소 살아온 질곡의 민족 수난 역사에서 꼭 짚어야 할 문학 주제들을 광복 직후 활동한 다른 작가들이 외면할 때, 윤사섭은 그의 동화에서 성실하고 꾸준히 다뤄 왔음은 반드시 평가받아야 할 만큼 소중하다. 역사에 뿌리를 내린 채 서민 아이들의 생활을 정직하게 그려 온 동화작가인 것이다.
윤사섭 동화의 주제들은 하나로 통합하면 진실이다. 이것이 가장 잘 살아 있는 작품이 <참새 세 마리>다. 참새 세 마리가 그려진 그림의 값이 삼백만 원이라고 하자, 박 사장은 “참새 한 마리에 백만 원이라고… 날강도 같은…”이라며 비웃는다.
어느 주제를 다루든 윤사섭은 진지하고 절실해서 마음 깊은 데서 생성되는 울림을 준다.
소재로 살피면, 기차와 관련된 작품이 많은 게 특색이다. <아버지가 타는 열차>, <차장과 소년>, <돌이의 아버지> 등인데, 자신이 18세 때 철도국 기술원(차량 전기)이 되어 실제로 겪은 사실들을 바탕으로 쓴 동화라서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 준다. 기차를 타기는커녕 구경도 못 한 아이들이 많던 그 시절에, 기차는 환상이 가득한 동화 소재였다. 기차가 나오는 동화 가운데 그의 작품만큼 사실적이면서 상상이 깃든 작품은 우리 아동문학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200자평
윤사섭은 역사에 뿌리를 내린 채 서민 아이들의 생활을 정직하게 그려 온 동화작가다. 진실로 수렴되는 주제를 완곡한 어조로 담아냈다. 특히 철도국 기술원으로 경험을 바탕해서 쓴 동화들이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 준다. 이 책에는 <달님과 송편떡> 외 15편이 수록되었다.

지은이 소개
윤사섭은 1930년 김천에서 출생했다. 1931년 생후 1년째 악성 질환으로 대수술을 받으면서 우안은 실명했다. 1945년 김천국민학교 고등과 2년 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철도국 대전 객화차사무소 김천 분소에 취직했다. 1948년 부산철도국 교통부 기술원(차량 전기) 양성소 1년 과정을 수석으로 수료했다. 자술 연보에 의하면 1959년 ‘철도 창설 60주년 기념 현상 문예’에 응모, 당선했다. ≪세계아동문학사전≫에서는 1955년 ≪어린이신문≫에 동화 <인숙이>를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나왔다고 기술해 놓았다. 1997년 폐암 수술을 받았으며, 2006년 세상을 떠났다.
≪전봇대가 본 별들≫, ≪외짝 아가신≫, ≪달님과 송편떡≫, ≪바람은 불어도≫, ≪아기바람 엄마바람≫ 외 다수 책을 출간했고, 김천시문화상, 세종아동문학상, 대구경북도서관상, 경북문화상, 대한민국문학상을 받았다.

차례
달님과 송편떡
외갓집 가는 날
차장과 소년
아버지가 타는 열차
전봇대가 본 별들
경상도 아이
아기신
혹부리 할아버지
어린이 나라
아기바람 엄마바람
전쟁이 남긴 이야기
어느 음악가
용용 살쾡이
목각인형
참새 세 마리
문패

해설
윤사섭은
김병규는

책 속으로
“선생님, 실례되는 말씀입니다만 선생님께서 저 참새 세 마리를 그리시는 데 얼마나(시간이) 걸렸습니까?”
실로 어처구니없는 뜻밖의 질문이 아닐 수 없었다.
얼떨떨해진 상대방의 속눈썹이 바스스 떨렸다.
‘이런 건방진 사람 봤나. 돈푼깨나 있으면 사람이 모두 이렇게 되는가?’
속으로 말한 그는 애써 태연함을 잃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하였다. 그는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하찮은 이 사람의 그림에 대해서 그토록 관심을 가져 주시니 다시없는 영광입니다. 그런데 이왕 말이 났으니 하는 말인데… 주제넘은 것 같습니다만 이 사람의 대답에 앞서 먼저 제가 사장님에게 꼭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는데 그것부터 들어 주시겠습니까? 사장님보다는 얼마간 세상을 더 살아온 사람의 허물로 받아 주시고 말입니다. 어떻습니까? 허락하시겠습니까?”
눈빛이 매섭게 달라진 화가는 살피듯 넌지시 말을 던졌다.
“허락이고 뭐고 할 것이 어디 있습니까? 선생님께서 하실 말씀이 뭣인지 어서 말씀해 보십시오.”
약간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는 떨떠름하게 말을 떨구었다.
“고맙소. 그렇다면 내 말하리다. 사장님께선 엄청난 자본을 들여 감히 어느 누구도 엄두도 못 낼 큰일을 하셨는데 도대체 그 호텔을 짓는 데 시일이 얼마나 걸렸습니까?”
앞질러 상대방이 묻는 말의 뜻도 짐작 못 한 그는 굳어 있던 표정이 갑자기 봄눈 녹듯이 누그러지면서 싱겁다는 투로
“아, 그거 말입니까? 꼬박 3년이 걸렸는데 아닌 게 아니라 죽을 혼이 났습니다.”
말을 마치자, 기다렸다는 듯이 “어흠!” 헛기침을 앞세우면서
“나는 저 그림을 완성하는 데 꼭 60년이 걸렸소이다.”
못 박듯 딱 한마디 말하기가 무섭게 다시 “어흠”과 함께 자리를 떴다.
-<참새 세 마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