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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후기 한문학과 지식인
ISBN : 9791130411460
지은이 : 김승룡
옮긴이 :
쪽수 : 722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3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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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고려, 특히 고려 후기 한문학을 공부해 온 사람들은 큰 빚을 안고 있다. 1970년대 이래로 조선의 건국 세력을 모델로 해 설정된 이른바 ‘신흥사대부론’이 그것이다. 이 시기를 공부한 모든 이들은 작든 크든 이 담론의 영향을 받았고, 그것은 그만큼 고려 후기 한문학을 연구하는 데 강한 해석력을 보여 왔다.
항용 고려 후기 한문학을 다룬 논문들은 시작점과 인물, 작품이 달라도 늘 신흥사대부 담론의 핵심 원리 세 가지에 맞추어 그 수준을 논하기 십상이었다. 얼마나 성리학과 거리가 가까운가? 얼마나 민족적인가? 얼마나 민중적인가?
앞선 왕조의 문학적 성과를 총결하고 그것을 조선의 문화 자산으로 만들고자 기획되었던 ≪동문선≫을 들춰 보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름 외에도 낯선 사람이 많이 보인다. 겨우 작품 하나 정도 남아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서거정의 안목을 통해 남은 작품이라면, 더구나 앞 시대의 성과로 남겨 두고자 국가적으로 정리한 것이라면, 그 ‘실존’ 자체로 의미 있는 것은 아닐까? 이에 원간섭기를 하나의 방법으로서 채택한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고려 시대를 읽는 시각의 모색>이란 제목 아래 모두 아홉 편의 글을 담았다. 각각 가문·국가·민족·인문·고전·경계·여성·가난·미학 등, 고려를 읽을 수 있는 시각을 모색한 궤적들이다.
제2부인 <연구사적 성찰과 방법적 원간섭기>는 여섯 편을 담았다. 고려 후기 지식인들에 대한 연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그로부터 새로운 논의의 거점으로 ‘원간섭기’를 추출한 뒤, 이 시기에 활동한 인물들, 즉 이장용, 이승휴, 천책과 백련결사 참여자들, 청주 곽씨 등의 문학세계를 조망했다. 이렇게 재발견한 원간섭기의 인물들을 일람표로 정리해 부록에 실었다. 이 방법적 모색은 기존 고려 후기 한문학사 연구의 시야를 확대할 것이다.

200자평
고려 시대를 빛낸 한문학 작가를 꼽으라면 누가 떠오르는가? 이규보, 이제현, 이색이 전부인가? 고려 후기를 ‘신흥사대부’라는 이름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고려 후기 한문학을 다양한 각도에서 탐구한다. 신흥사대부론에 대한 회의로 시작해 그간 공백기로 남아 있던 ‘원간섭기’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기존 연구의 시야를 확대하고 더 앞선 논의로 이끄는 출발점이다.

지은이 소개
김승룡은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북경대학교 초빙교수를 두 차례 지냈고(1997, 2008) 현재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있다. 저서로 ≪한국 한문학 연구의 새 지평≫(공저, 2005), ≪새 민족문학사 강좌 1≫(공저, 2009), ≪고전의 반역 3≫(공저, 2010), ≪옛글에서 다시 찾은 사람의 향기≫(2012), ≪고전의 힘≫(공저, 2013)이 있고, 역서로 ≪18세기 조선인물지: 幷世才彦錄≫(공역, 1997), ≪송도인물지: 崧陽耆舊傳≫(2000), ≪악기집석≫(2003), ≪우붕잡억≫(공역, 2004), ≪유미유동≫(공역, 2005), ≪매천야록≫(공역, 2005), ≪삼명시화≫(공역, 2006), ≪점필재집≫(공역, 2010), ≪고전번역담론의 체계≫(공역, 2013) 등이 있다. ≪악기집석≫으로 제5회 가담학술상(2003)을 수상했다.

차례
머리말 다시 집어 든 화두, ‘고려’

제1부 고려 시대를 읽는 시각의 모색

1 가문: 고려 전기 인주 이씨 가문의 문한고
‘혈연’과 문학적 특질
이자연계의 문한적 국면
―이자연(1003∼1061)
―이정(1025∼1077)
―이의(?∼?)
―이자량(?∼1123)
―이자현(1061∼1125)
이자상계의 문한적 국면
―이예(?∼?)
―이오(?∼1110)
―이지저(1092∼1145)
가문의 형성과 현세주의적 창작 경향

2 국가: <동명왕편>의 서사시적 특질과 국가의식
하나의 의문, 시(詩)와 자주(自註)의 형식적 결합
서사시적 특질과 주(註)의 기능
역사적 제재를 통한 집권 통치층에 대한 비판의식 표출
사실(史實)의 진실성 강화와 숭고화

3 민족: 고려 중기 민족 현실과 지식인 이규보의 모색
고려 중기 현실과 지식인 이규보
<동명왕편>: 중국과 비견되는 고려의 문화전통
농민시: 현실 비판과 체제 안정의 사이에서
이규보를 다시 읽기 위한 화두, 자유에 대한 욕망

4 인문: 최자의 인문정신과 비평의식
≪보한집≫에 대한 정신사적 해명
인문화성(人文化成): 인정·인륜에 대한 긍정적 시선
정즉의야(情卽意也): 정감의식에 대한 자각적 이해
‘동인시학(東人詩學)’의 계통적 연구 필요

5 고전: ≪보한집≫의 고전화 전략과 그 문화사적 의미
‘보(補)’와 ‘한(閑)’의 의미
시학비평의 기준 ‘두보’
고려시학의 이상형 ‘이규보’
시학을 경유한 이질자 포용과 그 문화사적 의미

6 경계: ≪삼국유사≫, 그 경계의 사유들
다양하고 중층적인 텍스트, ≪삼국유사≫
노힐부득과 달달박박: 단절과 포용
―세파의 질긴 인연
―함께와 넘어
―일상적 삶의 상징
도화녀와 비형랑: 삶과 죽음
―아름다움을 탐하는 고대인
―정절과 선택
―복사꽃, 복숭아나무, 도화녀
―복숭아[桃] 신앙
―자유를 갈망하는 욕망의 형상
박염촉의 죽음: 순교와 국가
―국가주의의 폭력
―순교의 정치학
―죽음, 그 우울한 징조들
―흰 피의 전략
김현과 호녀: 사랑과 욕망
―사랑과 진실
―고귀한 희생정신의 소유자 ‘호녀’
―자살, 사랑의 대가인가
―선택, 그리고 자유
―그리고 현재는?
끝없는 접면의 생성과 창조를 위해

7 여성: 고려 후기 지식인의 아내 이야기
가족(아내)을 마주한 변명
논의의 전제: 딸/아들, 젠더화
무신집권기: 말 없는 가난한 아내
원간섭기: 헌신하는 어머니, 그리고 재배치
아내에 새겨진 세족의 욕망

8 가난: 고려 후기 가난에 대한 몇 가지 시선
가난의 세 가지 의미
돈에 대한 두 가지 생각, 의천과 임춘
한시 속 가난에 대한 시선들
―경제적 결핍
―상대적 불평등
―삶을 관조하는 프리즘
―지식인의 안락
이념적 형상 전통이 된 ‘가난’

9 미학: 권근의 <악기> 재구성과 악리 해석
≪예기천견록≫ 편찬
<악기> 절차고정(節次考定)과 존경융통(尊經融通)
심성(心性)과 천인일리(天人一理)
사상과 문학의 고리, 미학사유

제2부 연구사적 성찰과 방법적 원간섭기

1 고려 후기 작가 연구의 현황과 과제
고려 한문학의 가능성
작가 연구의 연대기적 성찰
문제 도출과 해결 방안 모색
다시 새롭게 시작하면서

2 원간섭기 고려 한시사 이해를 위한 전제
방법적 ‘원간섭기’
실리적 대원 태도와 문명의식
새로운 지식인상 모색
―곤궁을 지키는 내성적 지식인
―정치적 전범이 되는 군자형 지식인
―중행(中行)하는 청렴한 지식인
―세상을 고민하는 영웅적 지식인
한시 주제의 몇 가지 국면
―제 몫과 오도를 추구하는 삶
―동지적 연대를 통한 예제(禮制)의 실현
―애상과 달관의 정조로 채색된 시물(時物)
새로운 담론의 필요성

3 이장용의 오도의식과 애상적 시 세계
13세기 후반 정치공간과 이장용
대원자세의 현실적 성격
오도의식과 문교기획
애상의 정감: 선경과 현실의 갈등
현실과 명분의 경계에 선 지식인

4 이승휴의 ≪빈왕록≫과 자성적 현실 인식
원과의 강화에 대한 재평가
≪빈왕록≫의 동국의식과 대원관
≪제왕운기≫의 교열과 비평
자성적 우민의식
실(實)의 취향과 현실적 태도

5 천책의 백련결사와 연사시의 정감
천책과 백련결사(白蓮結社)
왕정복귀와 현실적 대원자세
연사시(蓮社詩)의 창작과 정감
현실 초극의 염원

6 고려 후기 청주 곽씨 가문의 시 세계
시각으로서의 ‘세족’
곽예의 시 세계
―완곡한 현실비판의 시선
―생명의 경계 추구
곽운의 시 세계: 귀거래(歸去來)의 심회와 청(淸)의 희구
세족적 신흥사대부의 가능성

부록 | 원간섭기 고려 한시·산문 일람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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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에 대해

책 속으로
1.
고려 후기 한문학사는 이 계보 안에 포함될 수 있는 이들, 즉 신흥사대부로 불릴 수 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엮이고 재구성되었다. 이는 고려 후기 작가 연구의 대강을 훑어봐도 금세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거칠게 말하면 ‘이규보-이제현-이색’으로 이어지는 계보가 고려 후기 한문학사를 대체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스멀거린다. 과연 그럴까? 이들 외에 다른 이들은 없었던 것일까?

2.
당시 고려 지식인은 더 이상 지방 중소지주 출신이 아니었다. 이미 중앙귀족화한 세족을 꿈꾸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말선초 지식인을 거론할 때 이로부터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세족과 견주면서 사대부로서 가졌을 상상의 건전성에 집착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3.
한문학의 본령이라는 시기를 포함한 조선 시대와 거의 비슷한 시간 폭을 갖는 고려 시대는 ‘현존’ 자료가 소슬한 탓에, 연구자들은 항용 자료의 한계를 탓하고 마는 것이다. …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굳이 양으로 못 미친다 해도 질로는) 조선에 비할 만한 자료가 존재한다고 믿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혹시 지금 어디선가 고려의 문학 자료가 자신을 꺼내 다듬어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