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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택영 평론선집
ISBN : 9791130457437
지은이 : 권택영
옮긴이 :
쪽수 : 383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5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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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국평론선집’은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공동 기획했습니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한국 근현대 평론을 대표하는 주요 평론가 50명을 엄선하고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를 엮은이와 해설자로 추천했습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습니다.

학문에 대한 열정과 비평이라는 냉혹한 구조 사이, 그 양가적 이분법의 틈새 어딘가에 여기 실린 열두 편의 글을 가로지르는 공통분모가 자리 잡고 있다. 그 공통분모는 ≪롤리타≫, 다시 말해 문학적 유희와 비평적 사유라는 지적 곡예의 번역을 촉발한 심미적 감각/성에 다름 아니다.
이상이라는 전대미문의 물음표와 김동리라는 느낌표, 이청준이 제시하는 괄호 안의 괄호 기호를 거쳐 윤후명의 생략 부호에 이르기까지, 독자는 본 평론집이 그려 내는 여러 기호학적인 초상들을 대하며 때로는 현란한 사유의 비상에, 때로는 섬광 같은 통찰에 마주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심미적 감각/성은 결코 예측 가능하거나, 친절히 기대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텍스트와 여백을 가로지르며 미끄러져 나가는 생략과 반복, 환유와 울림이 그 굽이친 여정을 마치고 도달하는 지점은, 페이터가 일찍이 ‘르네상스’라는 역사적 사건의 전유를 통해 보여 주었듯, “최다수의 생동력들이 규합하는 그 중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낯익은 기표와 잔영들과의 재대면을 통해 비평이라는 멈출 수 없는 열망이 되살려 낸 것, 그것은 아마도 여기 실린 글들이 각기 다른 시각과 시점에서, 하지만 언제나 변함없는 절박함으로 환기시키는 감각의 중요성이 아닐까?

200자평
여성 평론가가 드물던 1997년 ‘김환태 평론대상’을 받은 권택영의 평론선집이다. 그의 비평은 초기 라캉주의적 정신분석학의 심화 과정을 거쳐 진화 발생생물학 및 뇌 과학과 조우했다. 이 책은 1980년대 말을 풍미한 탈구조주의/포스트모더니즘 논쟁부터 최근 관심 이론 분야까지 저자의 비평을 갈무리했다.

지은이 소개
권택영은 1947년 대전에서 출생했다. 경희대를 졸업하고 1980년 미국 네브래스카 대학에서 영문학 박사를 마쳤다. 이후 오늘날까지 경희대에서 학생들에게 문학과 비평 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1986년 ‘전예원’에서 펴낸 계간지 ≪외국 문학≫에 <이청준 소설의 중층구조 연구>를 발표해 문단에 등단했다. ≪다문화 시대의 글쓰기≫로 1997년 ‘김환태 평론대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경희대학교의 ‘자랑스러운 경희인상’을 수상했다.
2015년 현재, 34년간 교수 생활을 하면서 ≪후기구조주의 문학 이론≫, ≪포스트모더니즘이란 무엇인가≫, ≪소설을 어떻게 볼 것인가≫, ≪프로이트의 성과 권력≫, ≪지젝이 본 후기 산업 사회: 잉여 쾌락의 시대≫ 등 12권의 학술 저서를 출간했다. 또 국내 최초로 1999년 ≪롤리타≫를 민음사에서 번역한 것을 비롯하여 문학작품과 비평 이론에 관한 9권의 번역서를 출간했다.
2000년 이후 다수의 국내 논문과 국제 일급지(A&HC)에 논문을 게재했다. 계간 ≪동서문학≫과 ≪라쁠륨≫ 등 문예지의 편집위원을 지냈고, 1998년부터 열림원에서 출간한 ≪이청준 문학 전집≫ 편집위원으로 활동했다. 여러 학술 단체의 구성과 활동에도 참여했다. ‘라캉과 정신분석학회장’, ‘미국소설학회장’, ‘한국 아메리카학회장’을 역임했고 무엇보다 2005년 다섯 개 이상의 미국 소설에 관한 소학회들을 ‘미국 소설학회’로 통합했다. 현재 나보코프와 프로이트를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차례
● 예술가의 초상
이상 : 출구 없는 반복−이상의 모더니즘
이상 : <종생기>
김동리 : 바이오 휴머니즘
이청준 : 중층 구조
이청준 : 씌어질 수 없는 자서전−왕과 각하 사이의 갈등
이청준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제3의 현장≫과 타자의 윤리
윤후명 : 고독의 환유−윤후명의 미니멀리즘
박완서 : 전이적 글쓰기

● 시간과 문학
모성의 소설−식민지 시대부터 현재까지
도시와 문학−청계천에서 압구정동까지
우리 문학의 포스트모더니즘

● 간직하고 싶은 글
김환태 시학−프로문학과 순수문학의 대립을 넘어

해설
권택영은
해설자 김석은

책 속으로
<동해>(1937. 2)는 한자로 쓰면 어린이[童孩]라는 뜻을 갖는다. 그러나 이상은 한자의 한구석을 바꾸어서 같은 발음이지만 ‘어린이 해골[童骸]’이라는 엉뚱한 뜻을 가진 낱말로 바꾸어 놓는다. 조감도에서 획 하나를 빼어 오감도를 만들듯이 어린이에서 어린이 해골로 의미를 바꾸어 놓는 것이다. 어린이 해골이란 무슨 뜻일까. 어리지만 이미 늙어서 죽은 것, 탄생과 죽음이 한자리에 있어 모순이요, 역설이다. 박제된 천재와 왠지 비슷하다.
(중략)
가장 순수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텅 빈 해골이었다. 순수에 닿을 수 없는 절망, 일착을 빼앗긴 나의 슬픔. 그러나 나 역시 순수하지는 못하다. 윤이도 임이도 죽일 수 없고 그렇다고 자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현대인의 자각된 연애라는 게 무엇인가. 인간이 제 스스로의 의지에 대상을 선택하고 선택한 것을 진정으로 사랑할 능력이 없으면 자유연애란 허상이 아닌가. 만약 윤처럼 여성을 대하는 연애라면 세상을 완전히 일착, 이착, 삼착 속에서 서로 일착을 하려 난리일 테고 사랑은 간 곳 없고 일착에 대한 승부욕만 남을 것이다.
―<출구 없는 반복−이상의 모더니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