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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후이인 시집
ISBN : 9791130473321
지은이 : 린후이인
옮긴이 : 이경하
쪽수 : 244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6년 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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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린후이인(林徽因)은 1931년 출판된 ≪당대 중국 명인 4000 (當代中國四千名人錄)≫이라는 책에 27세의 젊은 나이로 유명 인사들과 함께 등재되었을 정도로 당시 중국 문화계의 유명 인사였다. 그녀는 남편 량쓰청(梁思成)과 함께 중국 현대 건축학을 개척한 1세대 학자로 많은 업적을 쌓았고, 시인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며 자신만의 개성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 주었다. 그러나 1955년 51살의 나이로 아깝게 생을 마감한 이후 한동안 그녀의 이름은 중국 문단에서 거론되지 않았는데, 경직된 정치적 환경에서 빚어진 순수 문학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 때문이었다. 심해(深海)로 가라앉았던 그녀의 시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1985년에 ≪린후이인 시집(林徽因詩集)≫이 인민문학출판사에서 출간되면서부터다. 이후 쉬즈모(徐志摩)의 삶을 다룬 드라마의 흥행에 힘입어 린후이인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집중되면서 그녀의 작품과 전기 또한 크게 유행했다.

린후이인의 초기 시에는 낭만주의와 유미주의적인 경향이 짙게 드러난다. 이것은 영국 유학 생활과 쉬즈모로 인한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서구 낭만주의 작가들처럼 생명, 대자연, 사랑 등을 노래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그러나 쉬즈모의 뜻하지 않은 비행기 추락사, 신월파의 청년 시인이었던 팡웨이더(方瑋德)의 죽음, 중일전쟁 발발, 공군 조종사였던 남동생의 전사, 그리고 피난살이와 투병 생활 등을 경험하게 되면서 점차 죽음과 운명, 신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 빠져들게 된다. 그녀는 풀리지 않는 매듭처럼 고통스러운 현실 생활 속에서 인간은 누구나 죽음으로 세상을 마감할 수밖에 없음을 자각하고, 죽음에 대한 공포나 슬픔보다는 인간의 한계와 불완전성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관조적인 태도로 생활했다. 린후이인은 평생 종교를 가진 적이 없었지만, 가족과 지인의 갑작스런 죽음, 유학 생활에서 접하게 된 서구의 기독교 문화 그리고 귀국 후 불교와 도교 사찰 답사 과정에서 만나게 된 중국 전통 종교를 통해 운명과 죽음, 절대자인 신의 존재 유무 등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된 것이다.

2000년대 들어 린후이인에 대한 중국 대중의 사랑과 연구자의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해 중국 서점과 학계에서는 관련 저서와 연구 논문이 쏟아져 나왔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밝혀진 린후이인의 시 전편이 국내에 소개되는 것이 처음이다. 이번 시집 출간을 계기로 더욱 많은 국내 독자들이 린후이인에 대해 알게 되고, 그녀의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200자평


린후이인은 중국 최초의 여성 건축학자이자 시인이다. 중국 현대시의 개척자인 쉬즈모의 첫사랑으로도 유명하다. 신월파(新月派) 출신인 그녀는 문학의 순수성을 강조하며 자유와 개성을 추구해 중국 현대시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그녀의 시 전편을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지은이 소개
린후이인(林徽因)은 1904년 6월 10일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의 한 명문가 집안에서 출생했다. 본적은 푸젠성(福建省) 민현[閩縣: 지금의 푸저우시(福州市)]이다. 그녀의 본명은 린후이인(林徽音)이었다. ≪시경(詩經)≫에 나타난 ‘아름다운 명성’을 뜻하는 ‘후이인(徽音)’에서 따온 것인데, 문단 활동 초기 ‘린웨이인(林微音)’이라는 남성 작가와 혼동되자 1934년부터 ‘린후이인(林徽因)’으로 작품을 발표했다.

린후이인은 여섯 살 때부터 톈진(天津)에서 베이징에 따로 떨어져 지내는 부친에게 편지를 쓸 정도로 총명했고, 큰고모로부터 당시(唐詩), 송사(宋詞) 등을 배우게 되면서 고전 문학의 소양도 갖추게 되었다. 1916년 사촌들과 함께 영국계 미션 스쿨 페이화여자중학(培花女子中學)에 입학해 처음으로 서양 문화를 접하고 영어를 배운다.

1920년 2월 국제연맹 중국 협회 회원 자격으로 유럽 시찰 길에 오르게 된 부친 린창민을 따라 유럽의 중요 도시들을 방문하면서 서구 문화와 역사에 대한 그녀의 견문도 넓어졌다. 9월 15일 런던으로 돌아온 후 세인트 메리대학교에 입학하고, 10월 케임브리지에서 유학 중이던 쉬즈모를 알게 된다.

1921년 11월에 상하이를 거쳐 베이징으로 돌아온 그녀는 다시 페이화여자중학(培花女子中學)에서 계속 학업을 이어 갔고, 이듬해 초 량쓰청이 린후이인의 집을 방문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교제하기 시작했다.

1923년 3월 신월사(新月社)가 창립되었다. 쉬즈모·후스(胡適)·린창민·량치차오·왕겅(王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물들이 참여했다.

1924년 여름 린후이인은 량쓰청과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올라 코넬대학교에 둥지를 틀었고, 9월에 펜실베이니아대학교로 옮겨 량쓰청은 건축을, 린후이인은 미술을 공부하게 된다. 1927년 6월, 린후이인은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모교 건축학과에서 건축 설계 과목을 가르치는 한편, 예일대학교에서 무대 미술을 반년 공부함으로써 중국 최초로 해외에서 무대 미술을 공부한 사람이 되었다. 이듬해 마침내 량쓰청과 결혼한 그녀는 여름에 귀국해 9월부터 둥베이대학교(東北大學) 건축학과에서 교편을 잡음으로써 중국 건축학 교육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1929년 딸을 낳은 후 건강이 극도로 나빠진 그녀는 요양을 위해 둥베이대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베이징으로 와서 기거하게 된다. 1931년 2월 그녀는 폐결핵을 진단받고 3월 초 어머니, 딸과 함께 베이징 근교 샹산산에서 요양 생활을 했다. 당시 베이징대학교의 교수로 있던 쉬즈모는 그녀가 시 창작을 통해 몸과 감정을 잘 다스리도록 이끌어 주었고, 그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4월에 첫 번째 시작(詩作)이 발표되었다.

중일 전쟁으로 인한 피난 생활을 하면서 린후이인의 건강은 더욱 악화되었다. 1946년 5년간의 피난 생활을 마치고 베이징으로 돌아갔지만 건강 문제로 공식적인 업무는 맡지 않은 채 문학 창작 활동에 다시 매진했다. 그녀의 문학 창작은 1949년 신중국 성립 이후에는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았다. 건강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에 린후이인은 량쓰청과 함께 국가 휘장(國家徽章) 도안과 인민 영웅 기념비(人民英雄紀念碑) 설계에 적극 참여하는 등 건축 분야에만 몰두하다가 1955년 4월 1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소개
이경하(李庚夏)는 덕성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베이징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베이징대학교 동양언어학부 한국어 강사를 지냈으며, 현재 덕성여자대학교와 서강대학교에서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학위 논문 <北島詩硏究>(석사), <1930年代上海文學期刊與現代派詩潮>(박사)를 비롯해, 역서 ≪戴望舒詩選≫, ≪떨리듯 와서 뜨겁게 타다 재가 된 사랑 노래: 중국 현대 애정시 선집≫(공역), ≪매의 노래: 바진 타계 일주년 추모 수상록 선집≫(공역), ≪쉬즈모시선≫ 및 학술 논문 <北島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소수의 행복한 독자’를 위하여−大公報·文藝·詩特刊에 대한 試論>, <1920~30년대 韓中 현대시의 ‘모더니즘’ 수용 양상 비교>, <린훼이인(林徽因)의 삶과 문학 속의 ‘동반자’>, <시인, 도시를 만나다 - 중국 현대 ‘都市詩’에 대한 試論>, <중국 대중가요 속의 ‘중화주의’ 욕망>, <쉬즈모(徐志摩)의 ‘바바오샹(八寶상)’ 미스터리에 대한 小考>, <현대 중국을 만나다 − 왕하이링(王海鴒)의 ‘결혼 3부작’을 중심으로> 등이 있고, 중국어 교재 ≪내게는 특별한 중국어를 부탁해≫(공저)가 있다.

차례
그날 밤
여전히
누가 이 그침 없는 변화를 사랑하는가
웃음
한밤에 음악 소리를 듣고
진심으로 바라나니
격앙
복사꽃 시 한 수
산속의 어느 여름밤
연등
한밤중의 종소리
잃어버리지 말아요
비 온 뒤의 하늘
희미한 빛
가을, 이 가을
회상
연말
그대는 세상의 4월 하늘이어라−사랑의 찬가
웨이더를 애도하며
영감
성루에서
그윽한 미소

고요한 뜰
기억
무제
보리수 잎에 바치는 시
황혼에 타이산산을 지나며
한낮의 꿈
8월의 근심
명상
산속에서
버드나무를 지나며
정좌
공상
그대가 왔네요
‘9·18’에 한가로이 거닐며
등꽃 앞에서
여행 중
단풍 속의 신념
10월에 홀로 길을 떠나며
시간
고성의 봄 풍경
앞뒤
작년 봄
섣달 그믐날 꽃을 보며
셋째 동생 헝(恒)을 애도하며−1941년 공중전에서 전사함
외딴섬
죽음은 위안
가을에게
인생
연기(延期)
오후 6시
쿤밍 풍경 (1) 찻집
쿤밍 풍경 (2) 작은 건물
정신 나간 소리들
우리의 수탉
소시 (1)
소시 (2)
나쁜 기분
큰언니에게
하루
꽃잎 떨어진 나뭇가지를 마주하고
북문 거리의 정원을 마주하고
11월의 작은 마을
우울
봄날에 전답을 한가로이 거닐며
새벽
다리
고성의 황혼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 속으로
그대는 세상의 4월 하늘이어라−사랑의 찬가

그대는 세상의 4월 하늘이어라,
웃음소리가 사방의 바람을 밝혀 주니, 사뿐히
봄의 아름다움 속에서 춤을 추며 모습이 바뀌네.

그대는 4월 새벽하늘의 구름안개여라,
황혼에는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별은
무심히 반짝반짝, 꽃 앞에 뿌려지는 가는 빗방울.

저 가볍고 어여쁜 그대는 아름다운
온갖 꽃의 면류관을 쓰고 있는 그대는
천진하고 장엄하며, 매일 밤 뜨는 보름달이어라.

눈 녹은 후의 저 엷은 노란빛은 그대를 닮았고, 파릇파릇
갓 싹을 피운 초록빛은 부드럽고 환희에 찬 그대
그대의 꿈속에서 기다리고 있는 하얀 연꽃이 물빛에 일렁이네.

그대는 나무마다 피어난 꽃이요, 처마 밑에 지저귀는
제비, 그대는 사랑과 온유,
희망이자, 그대는 세상의 4월 하늘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