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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찬의 서양 고전 읽기 2
ISBN : 9791130472645
지은이 : 배수찬
옮긴이 :
쪽수 : 478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7년 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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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2017년 세종문학나눔도서

이 책은 한국어를 모어로 하는 사람들이 서양 사상이나 문학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작가들의 삶과 작품의 주요 내용을 인용하고 해설한 책이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학교에서 숱하게 듣고 배우지만, 실제로 그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고, 그들이 쓴 글을 직접 한두 페이지라도 읽어 본 사람은 더욱 드물다. 한국인들에게 서양의 고전을 저술한 사람들은 시공간적으로 너무나 멀리 있고, 언어 장벽 너머에 있으며, 대체로 기독교와 같이 낯선 관습으로 무장해 있다. 서양 고전의 번역본은 많이 나와 있지만, 충실하고 믿을 만한 번역본이 무엇인지를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 그저 교과서나 참고서에서 해설하는 수준의 이해에 머물고 만다.
대학의 인문학은 죽어 가지만, 사회 인문학은 꽤 활성화되고 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독서토론 모임을 꾸리기도 하고, 무슨 특강이든 ‘인문학’이라는 말을 넣어야 장사가 더 잘된다. 삶이 팍팍해졌다는 반증일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인문학도인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조차, 서양 책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읽는 방법’을 알지 못해 날려 버릴 위기에 처해 있다. 문제는 개인에게 있지 않다. 한국어는 그 발생 배경은 물론 사용된 내력, 어휘가 발달한 부문, 용례의 수, 사전의 발달 정도에서 주요 서양어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크다. 대단히 송구스러운 이야기지만, 번역가들이 쏟은 노력과 별개로, 대부분의 한국어 번역본을 무조건 신뢰할 수만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인문학 독서를 중단할 수는 없다. 그래서 쓴 책이 이 ≪배수찬의 서양 고전 읽기≫다.
이 책에서는 다음 몇 가지에 특히 유의했다.
첫째, 저자가 읽고 소화하지 않은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둘째, 입시나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서양 사람들의 내면 세계와 서양의 역사적 현실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며, 견고한 가치가 입증된 양질의 고전을 최대한 많이 수록하려고 했다.
셋째, 서양책의 원본 혹은 그에 준하는 문헌학적 엄밀성을 지닌 편집본을 소개하고, 그것을 직접 번역해 소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넷째, 정확하고 알기 쉬운 한국어로 내용을 설명하고 번역문을 제시하기 위해 애썼다.

200자평
고대 그리스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서양의 문학과 철학에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던 인물 64명과 작품 73종을 꼽아 보고 평하면서, 그 인물과 작품이 고전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의미를 풀어 준다. 국문학과 국어교육학을 전공한 저자가 직접 서양의 여러 언어를 익혀 서양 고전을 읽고 내용을 전달해 준다. 겉핥기식 해설이 아니라 직접 읽은 작품을 소개한다. 독자들을 서양 고전으로 안내하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이 책은 3권으로 나누어 출간했으며, 2권에서는 14세기부터 18세기 영국과 프랑스를 다룬다.

지은이 소개
배수찬은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 고전문학을 연구했고, 국어교육과에서 근대 초기의 글쓰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6년 현재 울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부교수로 있다. 스스로를 국문학자라고 소개하지만, 늘 국문학 자체보다 그 경계와 바깥을 살펴보기를 더 좋아했다. 주요 저서로 ≪근대적 글쓰기의 형성과정 연구≫(소명출판, 2008), ≪세계화 시대의 인문학 책읽기≫(아포리아, 2015)가 있으며, 네이버 블로그 동서고전교육연구소 람파스를 운영하고 있다.

차례
5장 이탈리아의 문화 중흥과 서유럽 가톨릭 구체제의 붕괴: 14∼16세기

오컴의 윌리엄
중세 가톨릭의 위기를 철학적으로 증언하다
≪자유토론집≫
조반니 보카치오
세속 문학을 펴내 중세의 종말을 예고하다
≪데카메론≫
제프리 초서
성직자로서 노골적인 통속문학을 짓다
≪캔터베리 이야기≫
데시데리위스 에라스뮈스
희랍어 성서를 연구해 교황에게 미움을 받다
≪우신 예찬≫
니콜로 마키아벨리
잔인한 정치가를 근대적 인간으로 찬양하다
≪군주론≫
마르틴 루터
독일인들을 로마 가톨릭의 권위에서 해방시키다
<면죄부의 효력 선언에 대한 반론>
논술하기: 오컴과 루터는 이전의 스콜라 철학자들과 어떻게 달랐는가?
프랑수아 라블레
웃음을 찬미해 중세 가톨릭을 무너뜨리다
≪가르강튀아≫
장 칼뱅
냉혹함과 조직력으로 가톨릭에 치명적 일격을 가하다
≪기독교 신앙의 체계≫

6장 서유럽의 자국어 교육과 과학적 세계관: 16∼17세기

미겔 데 세르반테스
전직 군인이 무협지의 거짓을 폭로하다
≪돈키호테≫
프랜시스 베이컨
아리스토텔레스 자연학의 아성을 무너뜨리다
≪앎의 새로운 도구≫
윌리엄 셰익스피어
잉글랜드에 영어로 된 읽을거리를 안겨 주다
≪로미오와 줄리엣≫
토머스 홉스
희랍 고전과 과학의 힘으로 기독교에서 벗어나다
≪리바이어던≫
르네 데카르트
사유의 힘으로 과학을 세우고 중세를 무너뜨리다
≪방법서설≫
논술하기: 근대 초기 철학자들은 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집중 공격했는가?
존 밀턴
청교도적 저항정신으로 악마를 멋지게 묘사하다
≪잃어버린 낙원≫
존 버니언
대장장이 출신이 개신교 목회자로 거듭나다
≪천로역정≫
바뤼흐 스피노자
냉철한 이성으로 신 없는 세계를 견디다
≪에티카≫
존 로크
자연과학을 수호하는 철학적 전사를 자처하다
≪인간 지성론≫
조지 버클리
자연과학의 독재에 기독교 철학으로 맞서다
≪하일라스와 필로누스가 나눈 세 대화≫

7장 영국과 프랑스의 경험 세계 재발견과 계몽주의: 18세기

조너선 스위프트
절망에 빠진 변두리 성직자가 인간을 혐오하다
≪걸리버 여행기≫
볼테르
프랑스인다운 재치로 모든 거짓을 조롱하다
≪캉디드≫
데이비드 흄
경험과 증거에만 기반을 둔 엄밀한 세속철학을 세우다
≪인간의 이해력에 관한 탐구≫
장 자크 루소
부모 잃은 떠돌이가 계몽사상의 아버지로 성장하다
<사보이 교구사제의 신앙 고백>, ≪에밀≫
드니 디드로
근대 사회의 세속화에 맞서 위악을 연기하다
≪라모의 조카≫
애덤 스미스
윤리학자가 자신의 생을 걸고 경제학자로 거듭나다
≪국부론≫

참고문헌

책 속으로
세상은 재미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도 있고, 정반대로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도 있다. 둘 다 일리가 있는 말인데, ≪우신 예찬≫의 주제에 꼭 들어맞는 것이 바로 이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다. 어리석음 찬미인 셈이다. 결혼식은 해도 이혼식은 안 하듯, 사람들은 싫은 이야기를 나서서 하지 않는다. 이념 투쟁의 탈을 쓴 생존 경쟁이 참혹했던 한국에서는, “말 많으면 빨갱이”라는 무서운 말도 있었다. “벙어리 삼 년, 귀머거리 삼 년, 봉사 삼 년”이라는 말도 같은 취지에서 나왔다. 아는 척하지 말고, 적당히 어리석게 살라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어리석음이란, 자기 것을 챙기지 못하는 바보 같음을 뜻하지 않는다. 남들의 결함을 적당히 눈감고, 모르는 척, 감각이 무딘 척, 어리석은 척하라는 이야기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누구나 결함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들을 꼬치꼬치 따지고 들면 미움을 산다. 혼자만 깨끗한 체하지 말고, 세상이 더럽다고 욕하지만 말고, 적당히 타협하면서 살라는 뜻이다. 에라스뮈스는 모두가 라틴어 성서만 보고 있을 때, “그건 교황청이 지정한 책이고, 사실은 가짜다! 이 희랍어 성서가 진짜다!”라고 외쳐서 미움을 받은 사람이었다. 가톨릭 성직자였던 그가 교황의 세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몰랐을 리 없다. 그가 선택한 전략은 비꼬는 것이었다. 자기를 미워하는 교황청과 보수적 성직자들을 “어리석음의 여신을 숭상하는 자들”이라고 풍자했다. 매우 학구적이고 점잖고 소심한 해결책이었으나, 평생을 책상 앞에서 지냈던 그로서는 다른 방식을 생각할 수가 없었다.
-588~58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