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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범 수필선집
ISBN : 9791128839603
지은이 : 서정범
옮긴이 :
쪽수 : 300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7년 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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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국수필선집’은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공동 기획했습니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한국 근현대 수필을 대표하는 주요 수필가 50명을 엄선하고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를 엮은이와 해설자로 추천했습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습니다.

서정범은 1957년 9월 ≪자유문학(自由文學)≫에 <인간상품(人間商品)>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첫 번째 수필집 ≪놓친 열차는 아름답다≫(1974)를 상재한 이래, ≪겨울 무지개≫(1977), ≪무녀의 사랑 이야기≫(1979), ≪그 생명의 고향≫(1981), ≪사랑과 죽음의 마술사≫(1982), ≪영계의 사랑과 그 빛≫(1985), ≪품봐, 품봐≫(1985), ≪학원별곡≫(1985), ≪어원별곡≫(1986) 등을 거쳐, ≪무녀별곡≫(전 7권, 1998)과 ≪서로 사랑하고 정을 나누는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1999)를 순차적으로 발표했다. 또한 2000년대 들어서는 ≪한국무속인 열전≫(2002) 전 6권을 발간하며 특유의 재기발랄하고 경쾌한 입담을 지속적으로 풀어놓는다.
서정범의 수필 문학은 일단 쉽고 재미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 소재와 삶의 보편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 내용은 흥미진진하다. 마치 순박한 시골의 아늑한 사랑방에서 흘러나오는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처럼, 그것은 구수하면서도 박진감이 넘쳐난다. 평소 그와 친분이 두터웠던 문학평론가 원형갑의 말마따나 그의 작품은 “그 어느 것을 막론하고 근엄하지도 않거니와 신중한 체도 하지 않으며 더욱이 아는 체하거나 똑똑한 체하는 인상이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말은 서정범의 수필이 시종일관 소박한 주제와 가벼운 재미만을 추구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읽는 재미를 만끽하게 하는 그의 수필은 새로운 지식으로 가득 차 있거나 학문적 연계성 속에서 창작되는 경우가 더 많다. 1974년에 발표된 첫 작품집 ≪놓친 열차는 아름답다≫의 부제가 그의 전공 영역과도 무관하지 않은 “어원의 이모저모”라는 점, ≪한국문학과 문화의 고향을 찾아서≫를 비롯한 적지 않은 그의 수필집들이 학술논문과 에세이의 중간 지대(민속과 무속 그리고 어원에서 찾는 민속의 정체성)에 놓여 있다는 점, 이 과정에서 언어학자이자 무속연구가인 저자의 전문 지식이 총동원되고 있다는 점 등은 이 사실을 분명하게 입증한다. 이제까지 발표된 서정범의 수필은 소재와 주제 차원의 다양성과 보편성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동시에 언어학 전공 학자의 전문적 지식이 십분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서정범의 수필은 우리말의 어원과 그것들의 상징적 연상 작용을 통해 작품의 의도를 명료하게 전달한다. 이런 측면에서 서정범의 수필 문학은 말의 기원을 찾는 한 개인의 언어철학이자, 말의 의미를 통해 자신이 경험한 삶의 참된 이치와 보편적 진리를 성찰하는 인생철학이라고 할 것이다.
서정범 수필 세계의 핵심적 특장은 무속의 실상이나 전승 설화에 나타난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도, 이를 통해 현재적 삶의 의의를 극명하게 추출하거나 인생의 교훈적 서사를 순조롭게 유도하는 데 있다. 그의 수필은 ‘지금, 여기’의 시공간 또는 과거와 미래의 분절적 시간 의식(무의식)을 초월해 ‘말과 사물’의 근원적 의미, 더 나아가 전 우주적 차원의 보편적 질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서정범 수필 문학의 고유한 창작 방법론으로 불릴 만한 이러한 글쓰기 양식은 그가 김광섭의 추천으로 ≪자유문학≫ 지에 처음 작품을 발표한 이래 말년에 이르기까지 지속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그의 언어학적 지식 체계와 무속연구가로서의 신화적/원형적 사유 방식이 유연하게 결합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200자평
서정범의 수필은 마치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처럼 쉽고도 흥미진진하다. 그러면서도 그 깊은 곳에는 언어학자이자 무속 연구가로서의 전문 지식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그의 수필은 신성과 세속, 이승과 저승, 과학과 미신, 과거 시간과 미래 시간의 접점 지대에서 우리 삶의 기원적 의미와 인생의 소중한 진리를 풍요롭게 양산한다. 무수한 ‘주술적’ 언어를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탈속의 현장에서 그 문학예술로서의 기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지은이 소개
수필가이자 국어학자이며, 동시에 무속연구가이기도 한 서정범은 1926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가족들과 황해도로 이주해 성장했으며 한국전쟁 중 해주에서 홀로 월남했다. 시인 김광섭과 소설가 황순원이 재직하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1957)와 동 대학원(1959)을 졸업한 후, 평생을 모교에서 후진 양성에 이바지했다.
서정범은 수필가로서의 명성만큼 저명한 국어학자로 학계에 잘 알려져 있다. 특수 계층인 ‘백정’의 언어를 다룬 <한국 특수어 연구>(1959)에서 시작된 그의 학문 분야 연구는 <15세기 국어의 표기법 연구>(1964), <현실음의 국어사적 연구>(1975), <음운의 국어사적 연구>(1982) 등으로 이어져 국내외 언어학계에 일찍부터 신선한 충격을 가했다. 특히 그의 후기 저작들인 ≪우리말의 뿌리≫(1989), ≪일본어의 원류≫(1989), ≪한국에서 건너간 일본의 신과 언어≫(1994), ≪국어어원사전≫(2000)은 우리말의 원형과 기원은 물론 일본과 몽골, 터키 등이 속한 알타이 언어권과의 상관성을 추적하는 데 이론적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무속연구가의 직함은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었다. 주목받는 언어학자로서 서정범의 공적은 주로 살아 있는 모국어의 현장에서 견인된다. 그는 고대 원시언어의 계통 관계와 현재적 ‘흔적들’을 시공간의 차원을 넘나들며 입체적으로 추적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샤먼과 그들의 언어 체계에 대한 탐구 작업이다. 그가 꽤 오랜 기간 동안 전국의 무당들을 찾아다녔던 이유도, 적지 않은 그의 수필 작품들이 무속의 세계 혹은 신화적 세계관과 일정한 상관성을 지니는 것도 바로 이런 사정에서 연유한다.
서정범의 수필 문학은 1974년 첫 작품집 ≪놓친 열차는 아름답다≫를 발간한 이래, ≪겨울 무지개≫(1977), ≪무녀의 사랑 이야기≫(1979)로 이어진다. 이후 1980년대 ≪그 생명의 고향≫(1981), ≪사랑과 죽음의 마술사≫(1982), ≪영계의 사랑과 그 빛≫(1985), ≪품봐, 품봐≫(1985), ≪학원별곡≫(1985), ≪어원별곡≫(1986) 등을 거쳐, 1990년대에는 ≪무녀별곡≫(전 7권)과 ≪서로 사랑하고 정을 나누는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1999)로 이어졌다. 특히 ≪학원별곡≫, ≪대학별곡≫, ≪익살별곡≫ 등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진 이른바 ‘별곡 시리즈’는 동시대의 은어나 속어, 또 유행하는 이야기를 담은 책들로, 단순한 ‘우스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암울했던 우리 삶의 이면을 블랙 유머라는 독특한 방식을 전용해 표현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를 대표하는 저서로는 ≪한국무속인열전≫(전 6권)을 꼽을 수 있다.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한국어원학회장, 한국수필가협회 부회장, 경희문인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제18회 한국문학상(1981), 제9회 펜문학상(1993), 제10회 수필문학상(2000), 제8회 동숭학술상(2004) 등을 수상했다.
2009년 7월 14일, 83세의 나이에 영면했다.

차례
미리내
김치
나비 이야기
놓친 열차는 아름답다
범 이야기
고추
샤머니즘
울릉도
사과만 먹는 女人
선무당
샤머니즘의 숲
두견새
따라지
아가씨
두더지
萬波息笛
나비 少女
나비 少女의 사랑
죽은 이를 만나는 사람들
무덤 속에 앉아 있는 女人
그 생명의 고향
사랑의 마술사
작두 타는 少女
神과 결혼한 처녀
十로 병을 고치는 천존
죽은 사람만 사랑하는 사람들
산신이 준 안경
삼신할머니
무당의 실태와 그 정서
점 ·
죽음의 준비
품봐, 품봐
신라의 수로 부인은 살아 있다.
신라의 향가 <처용가(處容歌)>
소월 시에 나타난 무속성
무당이 되어야 하는 이유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책 속으로
대학생 사회에서 가장 속어가 많이 생겨나는 부분이 음식인데 그 가운데서도 술에 대한 말이 많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술을 ‘쫄쫄이’라고 했는데 이 말은 불량배들이 쓰던 말이 그대로 학생 사회에 흘러 들어온 말로서 ‘쫄쫄이’는 술을 쫄쫄 따른다는 데서 생긴 의성어다.
소주에 콜라 탄 것은 ‘소크라테스’, 막걸리에 사이다 탄 것은 ‘막사이사이’라고 하고 ‘로진 위스키는 ‘진로’를 가리키는데 ‘로진’은 ‘진로’를 거꾸로 읽은 것이다.
막걸리를 ‘고전’이라 하고 ‘맥주’를 ‘양서’라고 하며 막걸리를 양반 술이라고 하고 맥주를 쌍놈의 술이라고 하는데 막걸리는 쌀로 빚으니 양반 술이고, 맥주는 밀로 빚으니 쌍놈의 술이라는 것이다. 술 잘하는 학생들을 ‘주체세력’이라고 하는데 이는 ‘酒體勢力’이고, ‘주전멤바’라고도 하는데 ‘酒戰멤바’로 풀이한다.
술 마시러 가는 것을 ‘부흥회 간다’고 하는데 ‘主님’을 ‘酒님’으로 풀이한 것이다.
<따라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