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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손 단편집
ISBN : 9791128825569
지은이 : 너새니얼 호손
옮긴이 : 김정민
쪽수 : 426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7년 1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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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8세기 후반 산업 혁명으로 과학과 기술이 급작스럽게 발전하고, 사람들은 자연히 목가적인 것을 그리워하고 과거를 회상하게 되었다. 19세기 초 미국의 낭만주의는 이런 산업 혁명에 대한 회의와 반발에서 비롯되었다. 낭만주의 문학은 인간과 자연을 과학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현실성이 다소 떨어질지라도 감수성과 상상력을 통해 관찰하고자 했다. 자신의 소설을 ‘로맨스(Romance)’라 칭하며 낭만주의 문학의 선봉에 섰던 너새니얼 호손은 낭만주의자라고 해서 현실과 동떨어진 공상적이고 이국적인 세계를 그리지는 않았다. 그는 낭만적인 구조를 통해 진리를 탐구하면서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호손의 장편 로맨스 ≪주홍 글자≫는 오늘날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 작품은 호손에게 상당한 명성과 경제적 안정을 제공해 주었고, 전문 작가로서 랜드마크가 되었다. 그러나 그가 남긴 100여 편의 단편들 또한 로맨스를 위한 습작에 그치지 않고 그 자체로 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온갖 비유와 상징을 통해 인간 삶의 어두운 측면을 드러내어 진실을 규명하려 하고 있으며, 죄, 악, 구원, 도덕, 종교 등의 주제를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와 사회의 체제에 대한 강한 비판 의식이 드러난다.
이 책에 수록된 열두 편의 단편은 신문이나 잡지에 처음 발표된 순서대로 나열했다. 이 순서대로 읽게 되면 미국 소설의 원조로서 호손의 위상을 인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19세기 미국 문학의 백미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이 작품들은 고도로 발달된 최첨단의 전자 및 통신 기술로 인해 갈수록 사회가 각박해지고 선악의 구분이 모호해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슴 찡한 메시지를 던져 줄 것이다.

200자평
≪주홍 글자≫ 하면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미국 문학 전통의 초석을 세운 낭만주의 문학의 거장 너새니얼 호손이다. 그가 남긴 단편은 무려 100여 편에 달한다. 그중 호손의 위상과 19세기 미국 문학의 백미를 느낄 수 있는 열두 편을 엄별히 선별했다. 역자는 미국에서 영문학을 전공해 호손, 포크너, 모리슨 등 19∼20세기 미국 문학을 깊이 연구했다. 전문적이고 세심한 주석 및 해설과 함께 호손의 문학을 만나 보자.

지은이 소개
호손은 1804년 7월 4일에 미국 매사추세츠주 세일럼의 독실한 청교도 집안에서 태어났다. 원래는 집안의 성이 호손(Hawthorne)이 아니라 헤이손(Hathorne)이었는데, 1659년 조상인 윌리엄 헤이손이 퀘이커 여신도들을 학대한 것을 수치로 여겨 호손 본인이 ‘w’자를 삽입했다. 그는 학창 시절에 학업에서는 탁월하지 못했으나 벌써 영국의 위대한 문학에 비길 만한 미국 문화 창조라는 야망에 불타서 열심히 집필을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 12년간 호손은 자기 방에 틀어박혀 광범위한 독서와 습작만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때 그는 뉴잉글랜드 지방의 청교도적인 배경과 그 정신적 기질을 탐구해 자신 속에 배어 있는 청교도 정신에 대한 비판 정신을 키웠다. 그의 처녀작은 ≪팬쇼≫란 소설인데, 1828년 익명으로 자비 출판했으나 뒤에 미숙한 작품임을 깨닫고 모두 수거해 파기해 버렸다. 이후 한동안 단편에만 손을 대 초창기에는 주로 익명이나 가명으로 신문, 잡지 등에 기고했다. 1837년에 12년간의 은둔 생활 동안 쓴 단편들을 모은 우화적 단편소설집 ≪두 번 하는 이야기들≫을 친구인 호레이쇼 브리지의 주선으로 출간했다. 이 단편집이 롱펠로가 천재라고 극찬한 논평을 위시해 문학계의 호평을 받게 되어 바깥 세상에 작가로서의 명성을 처음으로 알렸다. 1850년에는 그의 유명한 ≪주홍 글자≫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은 호손에게 문학적·재정적 성공을 안겨 주었다. 이어서 1851년 ≪일곱 박공의 집≫을 출간했고, 이듬해에는 ≪블라이드데일 로맨스≫와 ≪눈사람과 다른 두 번 하는 이야기들≫을 선보였다. 1860년에 ≪대리석 목양신≫을 출간했는데, 이 책은 이탈리아라는 이국을 배경으로 죄를 통해 지성과 양심의 깨달음을 경험하면서 성숙해 가는 한 인물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1857년 호손은 유럽 각지를 여행한 후 1860년에 귀국했다. 이후 1864년까지 웨이사이드에서 집필을 계속하면서 영국의 풍경, 생활 풍습 등을 스케치풍으로 그린 작품들을 발표해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점차 창작력과 건강이 쇠퇴해, 1864년 뉴햄프셔를 여행하던 중 5월 19일 플리머스에서 60세를 일기로 객사했다.

옮긴이 소개
김정민은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 후, 미국 버펄로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너새니얼 호손, 윌리엄 포크너, 토니 모리슨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동국대학교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등에서 영문학을 강의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19∼20세기 미국 문학의 신역사주의적 접근의 문화 비평, 모더니즘이며 이 분야에 대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역서로는 ≪포 단편집≫(지식을만드는지식, 2015)이 있다.

차례
로저 맬빈의 매장
젊은 굿맨 브라운
웨이크필드
야망이 큰 손님
혼례식에 울린 조종(弔鐘)
목사의 검은 베일
데이비드 스완
모반(母班)
천국행 철도
라파치니의 딸
이선 브랜드
큰 바위 얼굴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 속으로
“저분이 정말 우리 목사님이 맞아?” 굿맨 그레이 씨가 교회지기에게 물었다.
“틀림없이 후퍼 목사님이시죠.” 교회지기가 대답했다. “원래 웨스트버리의 슈트 목사님과 교환 설교를 할 계획이셨는데, 슈트 목사님이 어제 장례식 설교 때문에 못 오시게 되었다고 기별해 왔습지요.”
사람들을 이렇게까지 놀라게 한 원인은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후퍼 목사는 서른 살쯤 된 신사로 아직 독신인데도 늘 성직자답게 복장을 아주 단정하게 차려입었다. 마치 알뜰한 아내가 있어서 밴드에 풀을 먹이고 예복에 일주일 동안 쌓인 먼지를 털어 주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 목사의 모습에서는 눈에 띄게 두드러진 점이 한 가지 있었다. 검은 베일이 이마를 두르고 얼굴을 낮게 덮고 있어서 숨을 쉴 때마다 너풀거리는 것이었다.
-<목사의 검은 베일> 137∼138쪽

먼 산기슭에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고 그 가운데 웅대하고도 장엄한 큰 바위 얼굴이 보였다. 장엄하지만 온화한 것이 마치 거대한 천사가 산들 사이에 황금빛과 주홍빛의 구름옷을 입고 앉아 있는 것만 같았다. 어니스트가 그 얼굴을 보았을 때, 비록 입술의 움직임은 없었으나 한 줄기 미소가 온 얼굴에 광채를 띠며 퍼져 가는 듯했다. 아마 서쪽으로 기우는 석양이 어니스트와 그가 바라보고 있는 큰 바위 얼굴 사이에 감도는 옅은 안개 속에 녹아들어서 그런 효과를 낸 모양이었다. 그러나 늘 그랬던 것처럼 이 신비한 친구의 얼굴은 어니스트에게 희망을, 결코 헛되지 않은 희망을 안겨 주었다.
“두려워 마라, 어니스트야.” 큰 바위 얼굴이 자기에게 속삭이는 것처럼 그의 마음이 말했다. “두려워 마라, 어니스트야, 그분은 꼭 오실 거다.”
-<큰 바위 얼굴> 176∼1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