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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처음 띄우는 날
ISBN : 9788964062746
지은이 : 정공채
옮긴이 :
쪽수 : 270 Pages
판형 : 128*208mm
발행일 : 2012년 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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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이다. 자신의 시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들을 골랐다. 시인들은 육필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도 책머리에 육필로 적었다. 육필시집을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는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육필시집은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시를 다시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기획했다. 시를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열고자 한다.
시집은 시인의 육필 이외에는 그 어떤 장식도 없다. 틀리게 쓴 글씨를 고친 흔적도 그대로 두었다. 간혹 알아보기 힘든 글자들이 있기에 맞은편 페이지에 활자를 함께 넣었다.
이 세상에서 소풍을 끝내고 돌아간 고 김춘수, 김영태, 정공채, 박명용, 이성부 시인의 유필을 만날 수 있다. 살아생전 시인의 얼굴을 마주 대하는 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200자평
1957년 등단한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 온 정공채 시인의 육필 시집.
표제시 <배 처음 띄우는 날>을 비롯한 55편의 시를 시인이 직접 가려 뽑고
정성껏 손으로 써서 실었다.

지은이 소개
정공채
1934/ 경남 하동 출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57/ <현대문학>에 시 <종이 운다> 외 2편이 추천되어 등단
1959/ 제5회 현대문학상 수상
1981/ 제1회 한국문학협회상 수상
2004/ 제41회 한국문인협회 한국문학상
2008/ 작고

저서

시집 ≪정공채시집≫(유림사, 1979)
시집 ≪해점(海店)≫(관동출판사, 1981)
시집 ≪아리랑≫(오상출판사, 1986)
수필집 ≪너의 아침에서 나의 저녁까지≫(문음사, 1989)

차례
늘 새로운 우수(憂愁)의 그리움 안에서 7

초생(草生) 8
귀향 12
한려수도(閑麗水道) 16
해촌(海村) 18
춘곡강(春曲江) 다시 만나 22
꿈 26
갈매기 우는구나 28
해천란산(海天蘭山) 32
별소리 38
매장(埋葬) 40
새 오감도(烏瞰圖) 44
막차 46
군상(群像) 50
배 처음 띄우는 날 54
꽃 그림자 64
빈등(貧燈)에게 68
나그네 72
무명초시(無名草詩) 76
새 고전[新古典]을 향해 80
늦봄에 86
목로주점 88
밤비 94
항구 98
꽃은 어떻게 피는가 102
무상(無常)에서 106
시간 그리고 감나무 112
부답(不答)의 노래 118
아리랑 122
꽃이여 피거라 128
외항(外港)은 멀리 있어도 134
새로운 우수(憂愁) 138
수교(水橋) 142
죽어 버린 여권(旅券) 152
선생님, 비에 젖읍시다 158
언제나 외등(外燈)일세 164
병원은 흰색이다 170
초창기(草創期) 174
낭만(浪漫)과 상징(象徵)에서 180
바닷가의 체조(體操) 184
종(鍾)이 운다 188
망향(望鄕) 200
오전의 당구 204
석탄(石炭) 208
땅에 글을 쓰다 214
선적(船笛) 220
전언(傳言) 222
별층도(別層圖) 226
먼 길 232
산도(山桃)의 길 236
세상살이 244
길손 248
산그늘 252
간이역(簡易驛) 256
산병(山病) 260
십일월(十一月)에 264

시인 연보 267

책 속으로
배 처음 띄우는 날

1
햇빛 카랑카랑한 금사(金絲)의 날
큰 배 처음으로 바다에 띄우는 날
고운 계집 몸
맑은 물에 담궈
열두 번도 조히 씻고 또 씻어

사내 냄새도 없앴나이다
발그라니 몸뚱아리 선연(鮮然)도 하나이다
가슴의 두 젖 봉오리랑
눈 아린 가랑잇속 그 골짜기도
고이고이 씻고 씻고 헹구고 헹궈
그곳들을 보드랍게 감싸고 해서

흰옷자락 나부끼며 해풍(海風)에 나붓대며
큰 뱃전 앞으로 나섰나이다

이제는 맵차게 큰 술병 휘갈겨
이 뱃전에다 산산조각 박살 내어서
축주(祝酒) 뿌리나이다.

2
둥근 뱃전에
그것 자루 꼴 술병
다시는 병(甁) 노릇이거나 자룻노릇
그런 짓거리 못하게

큰 병(甁) 깨고 술 뿌려 버린 매운 계집
고 하아얀 손등에

수염 짙게 난
굴레수염 난 뱃놈아 어서 와서
허리 구부려 넙죽 입 맞추거라.

3
이윽고 진수(進水)한다 배가 떠난다
바다여 파도야
하늘이여 바람아
이 배 두고 사납게 굴지를 말게

여신(女神)이 도사려 앉아
행운의 항로 깁고 있으니
달리 어찌하지 마시게나.

덩시렇게 잘생기고 잘 꾸민 이 큰 배
고이 너른 바닷품에 안아
이 배 탄 사냇놈들도
마냥 미쁘게 봐 주시게나.

4
익히 아시옵듯이
계집 마다하는 사내
어찌 사내이며
계집질 안 해 본 놈
거 어디 흔하겠소

계집도 나이 차고 뭔가 알차면
사내 냄새 그립기는
거 마찬가지 아니겠소

부디 여신이시여 해신(海神)이시여
이 배 큰 배
이 자식 사냇놈들 고이 어루만지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