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북스 아티클
마음의 빈터
ISBN : 9791130410159
지은이 : 김용범
옮긴이 :
쪽수 : 164 Pages
판형 : 128*208mm
발행일 : 2013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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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이다. 자신의 시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들을 골랐다. 시인들은 육필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도 책머리에 육필로 적었다. 육필시집을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는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육필시집은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시를 다시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기획했다. 시를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열고자 한다.
시집은 시인의 육필 이외에는 그 어떤 장식도 없다. 틀리게 쓴 글씨를 고친 흔적도 그대로 두었다. 간혹 알아보기 힘든 글자들이 있기에 맞은편 페이지에 활자를 함께 넣었다.
이 세상에서 소풍을 끝내고 돌아간 고 김춘수, 김영태, 정공채, 박명용, 이성부 시인의 유필을 만날 수 있다. 살아생전 시인의 얼굴을 마주 대하는 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200자평
북만주 서사의 영역을 표랑해 온 김용범 시인의 육필시집.
표제시 <마음의 빈터>를 비롯한 43편의 시를 시인이 직접 가려 뽑고
정성껏 손으로 써서 실었다.

지은이 소개
김용범
1954/ 2월 2일 경북 울진군 후포에서 태어남
1974/ ≪심상≫ 신인상으로 데뷔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동대학원 졸업(문학박사)
한국문화예술진흥원(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정책연구원(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에서 근무.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객원 교수를 거쳐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1981/ 첫 시집 ≪겨울의 꿈≫(고려원) 이후 14권의 시집을 냄

차례
머리말

비취색 현기
적(跡)
꽃 핀 눈박이 사발 세 점
허정(虛靜)
빙렬(氷裂)
어머니의 주름살
마음의 빈터
화병은 빈 채로 두는 것이 옳다
계영배(戒盈杯)
그릇은 내게 순종해야 한다
고요한 밤에 홀로 마시는 한잔의 차
흐뭇한 획득. 내가 내 스스로를 버림으로 새롭게 얻어진
현저하게 선명한 초록의 청자
청해(靑海) 티베트 사람들의 구리 찻잔 하나
동향(東向)의 창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
맹물

본모습
이명(耳鳴)
연못과 평지(平地)
깨진 그릇
향기로운 사과 한 알
물안개
큰 사발의 바다
황종례 선생의 녹유 찻잔 한 틀
눈으로 즐기는 그릇 맛
붉은피톨의 꿈
가죽으로 만든 고동색 란도셀을 메고
사이먼과 가펑클의 노래를 들으며
진주혼식(眞珠婚式)
쇠못의 힘
본디 아름다운 여인은 스스로 아름답게 늙는다
내 발은 너무 오랜 동안 신발에 갇혀 있었다
천장(天葬). 나도 그렇게 떠나리라
내게도 돌아보면 어리석고 부끄러웠던 사랑이 있었다네
기울어진 각도에 길들여진 사랑
청류재 수목원의 미선나무
적절한 관계
갑남을녀(甲男乙女)와 장삼이사(張三李四)의 사랑
이진 후미(二陣 後尾)
헛된 투망과 황금 물고기
별꽃은 향기가 없다
반면교사(反面敎師)

김용범은
시인 연보

책 속으로
마음의 빈터

되는 대로 모은 사발 백여 개를 집 안 가득 쌓아 놓고 허정(虛靜)을 익히기로 했다. 마음도 머리도 맑게 비우고 빈 사발이 받아들이는 허공의 넓이만큼 집 안 가득 마음의 빈터를 넓혀 가는 중년의 행보(行步)

-새미골 막사발 5

 

머리말

신작 시 한 묶음을 손 글씨로 묶는 뜻밖의 행운을 누린다. 한 권 분량의 시(詩)들을 골라 추리고 손 글씨로 옮기는 사이 나는 이순(耳順)을 맞았다. 1974년 박목월(朴木月) 선생님의 손으로 시인이 된 지 39년. 내년이면 나는 시력 40년을 맞는다. 그동안 나는 14권의 시집을 냈고 1,000여 편의 시를 활자화 했다. 그러나 막상 계산해 보니 한 달에 겨우 두 편의 시를 쓴 셈이었다. 그게 내 깜냥이고 그릇[器]이었다. 이번 시집을 그릇[器]과 이순(耳順)으로 편제한 이유이다. 신작 시와 기발표된 시 중 그릇에 관련된 작품을 추려 묶은 뒤 나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 관상동맥 세 군데를 뚫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10분만 늦었어도 영영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수술을 끝내자 연이어 직장암 3기 판정과 수술. 그렇게 5월에서 8월까지 생사를 넘나들며 투병해야 했다. 자칫 유고 시집이 될 뻔했던 열다섯 번째 시집의 머리말을 쓰며 새삼스럽게 내가 시인이라는 엄연한 사실 앞에 겸허하게 무릎을 꿇는다. 지금까지보다 더 길고 긴 항암치료를 남기고 나는 한동안 침묵하게 될 것이다. 그 침묵 너머에 존재하는 더 넓고 큰 세계를 나는 보았다. 이제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의 시(詩)와 나의 의지와 꿈을 꿀 수 있는 시인의 권리에 충실할 것이다. 이 한 권의 시집이 내게 그러한 깨달음을 주었으므로 나는 행복하다. 병상을 지키며 끝까지 내 곁을 비우지 않았던 내자와 오랜 친구 박상천에게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