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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남자의 휴대폰
ISBN : 9791128836763
지은이 : 세라 룰
옮긴이 : 최성희
쪽수 : 148 Pages
판형 : 128*188mm
발행일 : 2019년 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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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세라 룰의 <죽은 남자의 휴대폰>은 기술정보 시대의 변화하는 사랑, 죽음, 기억의 의미를 블랙코미디와 시적 감수성이 어우러진 독특한 여성적 미학으로 승화시킨 수작이다. 2009∼2010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10대 희곡 중 2위를 차지할 만큼 예술성은 물론 대중성도 갖추고 있는 작품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만)을 남기던 시대는 갔다. 이제 사람들은 죽으면서 거대한 비밀의 문, 휴대폰을 남긴다. 주소도 불분명한 익명의 카페에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죽은 남자의 휴대폰을 대신 받게 된 주인공 진은 마치 토끼 굴로 빨려 들어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신비하고 부조리한 영적 여행을 시작한다. 죽은 남자 고든의 가족을 차례로 만나고, 그의 정부/동료를 만나고, 급기야 지옥까지 가서 고든의 실체와 대면한다. 단계마다−마치 시계 토끼처럼−그녀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고 다른 사람과 연결하는 것은 다름 아닌 “죽은 남자의 휴대폰”이다.

200자평
미국에서 활약 중인 동시대 여성 극작가 세라 룰의 희곡이다. 대부분의 극에서 남성에게 주어지는 영적 여행의 기회를 여성에게 부여하는, 그 결과 매우 독특한 여정과 새로운 궤도를 만들어 내는, 그래서 여성성의 새로운 지형을 탐색하고 개척하는 “여성에 관한 연극”이다.

지은이 소개
세라 룰은 1974년 일리노이 주에서 고등학교 영어 교사이자 연극반 지도교사인 어머니와 장난감 회사 중역인 아버지 사이에서 둘째 딸로 태어났다. 현재는 정신과 의사인 아시아계 미국인 남편, 그리고 세 명의 자녀와 함께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연출하는 연극 연습을 쫓아다닌 룰은 자연스럽게 극장이라는 마법의 장소와 배우라는 신비로운 존재에 매료된다. 문학과 재즈에 심취했던 그녀의 아버지 역시 언어와 음악에 대한 룰의 각별한 재능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그는 룰이 브라운 대학에 입학하던 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아버지의 죽음은 그녀에게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는다. 룰의 거의 모든 작품이 죽음과 기억을 화두로 삼는 것은 그러므로 우연이 아니다. 세라 룰의 작품이 우리의 주목을 요하는 이유는 그녀의 연극이 세대별로 구분된 기존의 페미니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단절이 아닌 통합과 치유의 길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남성도 예외가 아니다. 룰의 작품에는 언제나 세상의 중심에서 소외된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그녀의 소외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도, 젠더를 직접적인 정치적 의제로 삼지도 않는다. 룰의 새로운 여성주의 연극은 이념적 연대보다는 정서적이고 감각적인 공감에서 출발한다. 일상과 현실을 지배하는 중력과 이성의 법칙에서 살짝 비껴간 그녀의 무대는 관객에게 불가해함과 불확정성이 주는 자유와 위로를 선사한다.

옮긴이 소개
최성희는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Madison)에서 브레히트 연극 이론에 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메릴랜드 주립대학(College Park)에서 브로드웨이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안적 현실을 창조하는 ‘전이 영역’으로서의 연극의 사회적, 정치적, 미학적 가능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정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수의 논문, 서평, 평론을 국내외 학술지 및 평론지에 발표했으며 공저로 ≪현대 영어권 극작가 15인≫(동인), ≪뉴밀레니엄 시대의 영미 극작가 동향≫(동인),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미학≫(푸른사상), ≪퍼포먼스 연구와 연극≫(연극과인간), ≪아메리카나이제이션≫(푸른역사), ≪페미니즘, 차이와 사이≫(문학동네) 등을 출간했다. 한국아메리카학회 우보논문상(2003), 한국현대영미드라마학회 루비콘우수논문상(2015)을 수상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과 무대장치
1막
2막
연출가를 위한 노트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 속으로
진: 아니요, 괜찮아요. 기분 좋아요. 웃긴 게 뭔지 알아요? 난 내 휴대폰을 가져 본 적이 없어요. 늘 거기 있고 싶지 않았거든요. 휴대폰이 켜져 있으면 무조건 그곳에 있어야 하잖아요. 가끔은 그냥 사라지고 싶은데. 하지만 반대로 모든 사람이 다 휴대폰을 켜고 있으면, 그건 마치 거기엔 아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그러니까 거기에 있으면 있을수록 우리 자신은 사라지는 거죠. 지난주에 약국에 줄을 서 있는데 어떤 여자가 휴대폰에 대고 이러는 거에요, “젠장, 제기랄! 넌 내 기분을 잡치고 있어. 내 기분을 좆같이 잡치고 있다고, 좆같은 소리 하지 마, 이 나쁜 년아, 나를 좆 되게 만들면 널 씨발 죽여 버릴 거야”. 줄에 나이 든 분들도 있었는데, 그 여자는 마치 자기 인생 전부를, 최악의 밑바닥을, 다 드러내도 아무 상관 없는 것 같았어요. 마치…약국에 있는 그 많은 사람들이 다 외계인인 것처럼. 그야말로 외계인. 그 상황이 슬프다고 생각했어요.